한국 벤치마킹? 홍콩도 텅 빈 호텔 객실 "임시주택 활용"

권지혜 2020. 11. 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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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성향의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 제한으로 텅텅 빈 호텔 객실을 임시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25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서 정책 연설을 하며 '과도기적 주택으로서의 호텔' 구상을 제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난에 처한 호텔을 공공임대주택 장기 대기자를 위한 임시 주택으로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람 장관이 밝힌 호텔 임시 주택 활용 방안은 한국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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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난 호텔 객실, 공공임대주택 대기자에 공급
캐리 람 "주택은 정의와 분배의 문제..공급 가속"
입법회엔 야당 의원 없이 친중 의원들만 참석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5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서 정책연설을 하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비치고 있다. 홍콩 정부가 범민주진영 의원 4명의 의원직을 박탈하고 이에 반발한 다른 야당 의원들이 동반 사퇴하면서 이날 정책연설은 친중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친중 성향의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 제한으로 텅텅 빈 호텔 객실을 임시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이른바 ‘호텔 전세’ 논란이 불붙은 와중에 홍콩이 유사한 취지의 정책을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주택난이 심각한 홍콩에선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서민들이 많지만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람 장관은 25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서 정책 연설을 하며 ‘과도기적 주택으로서의 호텔’ 구상을 제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난에 처한 호텔을 공공임대주택 장기 대기자를 위한 임시 주택으로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지역사회 돌봄기금(Community Care Fund)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정부가 전월세 대책으로 내놓은 '호텔 전세' 관련 삽화. 국민일보 DB

람 장관이 밝힌 호텔 임시 주택 활용 방안은 한국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한국 정부는 최근 전세난 해결을 위해 2022년까지 전국에 1만41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의 ‘11·19 전세 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숙박시설과 상가, 사무실 등을 고쳐 1인 가구 주택으로 공급하는 이른바 ‘호텔 전세’가 1만3000가구 포함돼 있다.

정부는 호텔과 상가 등을 활용해 질 좋은 전세를 공급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반응은 차갑다. 정부 정책 발표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위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해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도록 해야 한다. 호텔을 개조한 공공임대면 더 좋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홍콩의 주택난은 낡고 빼곡한 아파트와 그마저도 너무 비싸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악명 높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빈민층이 늘면서 침대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의 쪽방 월세가 지난해보다 더 올랐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러한 홍콩에서 공공임대주택은 서민들의 꿈이지만 토지와 자금 부족으로 사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홍콩 정부가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란타우 투모로우 비전’의 간척 사업 현장. 란타우섬 남동쪽 바다에 여의도 3배 규모의 인공섬을 만들어 대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람 장관은 이날 “주택은 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분배의 문제”라며 여러 대책을 제시했다. 람 장관은 우선 향후 10년간 31만채의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330㏊(약 330만㎡)의 토지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홍콩 정부는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란타우섬 남동쪽 바다에 인공섬을 만들어 대도시를 건설하는 ‘란타우 투모로우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넓이는 1000㏊(약 1000만㎡)로 여의도의 3배 규모다.

람 장관은 “정부는 란타우 투모로우 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 공급은 가속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부처 간 정책 조율이 미흡하고 승인 과정이 오래 걸려 주택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며 토지 개발 과정을 직접 주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와 함께 홍콩 정부는 장기간 공공임대주택을 기다려온 저소득층에 시범적으로 현금 수당을 지급될 방침이다. 2인 이상 가족이 있거나, 공공주택에 거주하지 않고 3년 이상 대기한 고령자가 우선 지급 대상이다. 홍콩 정부 추산에 따르면 약 9만가구가 현금 수당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날 람 장관의 정책 연설은 친중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홍콩 정부가 지난 11일 범민주진영 의원 4명을 축출하고 이에 반발한 다른 야당 의원들이 동반사퇴했기 때문이다. 홍콩 공영방송 RTHK는 “람 장관의 연설 때면 입법회 밖에서 요란한 시위가 벌어졌지만 취임 후 네 번째인 이번 연설은 시위는 물론 야당 의원도 없이 진행됐다”며 “입법회에 친중 의원들만 남게 된 현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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