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잘 살아보세(Mission Sex Control, 2006)' 와 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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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대학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랑분석연구소(IHME)에서는 2020년 7월 15일 영국 의학지 랜싯에 게재한 논문에서 '21세기가 끝나갈 무렵 한국의 인구는 절반으로 줄고 그 여파로 경제적 위상도 위축된다'고 예측하였다.
이러한 저출산과 고령화가 최근 한국사회에서 인구구조란 측면에서 볼 때,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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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잘 살아보세>는 한국에서 가족계획사업으로 출산억제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한 1970년대 초, GNP 4%달성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출산율을 관리하고 매스컴을 통해 계몽이 불가능한 산골마을에 가족계획요원을 파견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
우리나라의 가족계획사업은 그 슬로건과 함께 다음과 같은 과정을 겪어왔다. 즉, ① 1960년대 : 가족계획사업의 출발(“적게 낳아 잘 기르자”, “무턱대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② 1970년대 : 출산억제정책의 강화(“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루 앞선 가족계획, 십년 앞선 생활계획”), ③ 1980년대 : 가족계획사업의 지속화(“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여보! 우리도 하나만 낳읍시다”), ④ 1990년대 : 축소되는 가족사업계획(“신부감은 모자라고, 신랑감은 남아돌고)”, ⑤ 2000년대 : 출산장려정책으로 전환(“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한 자녀보다는 둘, 둘보단 셋이 더 행복합니다”).
최근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급속하게 줄어드는 현상’을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이라고 명명했다. 저출산(低出産)이라는 말보다 더욱 심각해 보인다. ‘저출산 사회는 일반적으로 한 사회가 일정시점의 인구구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구대체수준(대체출산율이라 하며,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합계출산율을 뜻한다.)이 2.1명 이하인 상태의 사회’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합계출산율이 2016년 1.17명, 2017년 1.05명, 2018년 0.98명(OECD 회원국 평균은 1.63명), 2019년 0.92명으로 점점 떨어지고 있다. 2019년 출생아 수는 30만3100명으로 2018년 출생아 32만6800명에 비해 2만3700명(약 7.3%) 줄어들었다. 특히, 2020년은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에 미치지 못하는 자연 감소하는 첫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 등으로 인한 외국인 유입으로 총인구감소는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2028년 이후 감소(데드크로스)하리라 예상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9. 2.25.)에 따르면 15~49세 기혼 여성 1만1207명을 조사한 결과, 84.8%는 향후 출산 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이들이 출산을 포기한 이유는 자녀 교육비 부담(16.8%), 양육비 부담(14.2%), 소득과 고용 불안정(7.9%), 일과 가정의 양립 곤란(6.9%), 주택 마련 곤란(1.3%) 등이었다. 출산 계획이 없는 기혼 여성의 절반가량이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자녀가 꼭 필요하다’는 응답은 49.9%이었는데, 2015년 60.2%에 비해 10.3%포인트나 줄었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아이가 행복하기 힘든 사회(25.3%)’라는 점을 ‘출산기피’의 첫째 이유로 꼽았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24.2%), 자녀 양육 곤란(11.3%)이 그 뒤를 이었다. 따라서, 자녀를 원하는 만큼 낳기 어렵게 하는 장애물들을 정부가 없애줘야 하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하며, 남녀가 노동과 돌봄의 책임 및 권리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화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1960년대부터 자행된 산아제한정책은 50년 후의 미래도 내다볼 줄 모르는 단세포적 시책이었다. 인구증가를 위하여 자의반 타의반으로 ‘출산장려’에 내몰리는 오늘날의 한국 사람들이 아이를 많이 낳기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으로 아이를 낳기 위해서 피임기구를 없애는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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