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가 미래다? 기로에 선 두산

안희수 2020. 11. 2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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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두산이 4-2로 6차전을 패배하여 우승이 좌절 됐다. 경기종료후 두산 선수들이 세리머니 하는 NC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두산의 미래를 좌우할 겨울이 찾아왔다.

두산은 NC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2승 4패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섰으나, 4차전부터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기울어진 전세를 끝내 되돌리지 못했다.

두산 타선은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KS 3차전 8회부터 6차전 6회까지 25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역대 KS 최장 이닝 무득점 신기록. 두산은 올해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293)다. NC 마운드를 상대로도 다른 9개 팀 중 가장 높은 팀 타율(0.290)과 타점(93개)을 올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주축 타자들이 침묵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시리즈 내내 "대타로 낼 선수가 없다"고 했다. '빅게임' 경험이 부족한 선수를 막연한 기대감으로 내세우느니, 부진해도 검증된 선수로 확률 싸움을 하는 게 낫다고 봤다. 그러나 결국 지나치게 높은 주전 의존도에 발목이 잡혔다. 4번 타자 김재환은 KS에서 타율 0.043(23타수 1안타)에 그쳤다.

문제는 내년 이후다. 올겨울 주전 내야수 오재일(1루수)·허경민(3루수)·김재호(유격수)·최주환(2루수)과 중견수 정수빈이 모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올해 FA 시장에는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팀 재정 상태가 악화했다. 다른 기류도 감지된다. 육성 기조에 한계를 절감한 팀, 새 감독 또는 단장 체제로 2021시즌을 준비하는 팀 등은 여전히 FA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노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기량과 경험을 두루 갖춘 두산 FA들의 주가도 오르고 있다.

프로야구 2020 KBO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6차전이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회초 1사 2루 김재환이 외야플라이를 치고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반면 두산은 유동성 위기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군 훈련장인 이천 베어스파크를 담보로 자금을 마련한 상황이다. 내부 FA의 전원 잔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두산 선수들도 이미 감지하고 있었다. 주전 야수 5명 중 2~3명만 빠져도 공격력 저하를 막을 수 없다. 현재 두산의 얇은 백업 층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두산의 외국인 선수 잔류도 불투명하다. 정규시즌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 포스트시즌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 2년 연속 최다 안타 1위에 오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몸값이 모두 높아질 전망이다. 일본 구단이 이들에게 눈독을 들인다는 소식이다. 미국 언론은 알칸타라와 플렉센의 빅리그 재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플렉센도 KS 공식 인터뷰에서 "두산에서 오래 뛰고 싶다. 그러나 에이전트와 두산의 논의가 필요한 일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두산은 베테랑 불펜투수들이 줄줄은 은퇴했다. FA 자격을 얻는 이용찬과 유희관의 잔류도 확신할 수 없다. FA 야수들의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량이 검증된 외국인 투수마저 잡지 못하면 마운드 운영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코치진도 재편이 필요하다. 두산의 수석 코치였던 김원형 코치가 포스트시즌 도중 SK 감독으로 부임했다. KS 종료 뒤에는 김민재 코치와 조인성 배터리 코치의 이탈도 알려졌다. 주요 보직 지도자가 공석이다.

'두산 왕조' 쇠락의 징후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두산은 전력 이탈 최소화와 팀 쇄신 로드맵 구축이라는 숙제를 안고 올겨울을 맞이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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