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스토리가 있는 와인] 랜서스 화이트&로제(Lancers White & Rose NV)-포르투갈 '포트'에 가려 있던 '100大 와인'
코로나19로 움츠리고 있는 동안 늦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늦가을 식탁에 싱싱한 생선회와 함께 화이트 혹은 로제 와인 한잔을 곁들여보면 어떨까. 2020년 11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해산물과 어울리는 와인’으로 선정한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 와이너리의 ‘랜서스(Lancers)’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을 추천한다.
포르투갈은 지중해식 해산물 요리로 유명하다. 두 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산물이 풍부하고, 쌀과 채소를 이용한 음식도 많아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도 알고 보면 훌륭한 게 많다. 그러나 유럽에서 포르투갈 와인은 자국의 ‘마데이라’, 스페인 ‘쉐리’와 함께 세계 3대 주정강화 와인으로 유명한 ‘포트’ 와인 이미지가 강한 데다 프랑스, 이탈리아 와인에 밀려 그간 빛을 보지 못했다.
1834년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는 리스본에서 60㎞ 떨어진 폰세카에 와이너리를 창립했다. 다른 포르투갈 와이너리들이 포트 와인 생산에 매달릴 때, 그는 1849년 ‘모스카텔 두 세투발(Modcatel du Setubal)’ ‘페르키타(Perquita)’ 브랜드로 테이블 와인 시대를 열었다. 이 와인들로 1855년 프랑스 파리국제박람회에서 첫 금메달을 수상한 공로를 인정받아 1857년 국왕 페드로 5세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랜서스는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 와이너리가 1944년 새로 선보인 테이블 와인 브랜드다. 와인앤스피릿(Wine & Spirits) 잡지사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와인’에 여섯 차례(1991, 1992, 1994, 1995, 1998, 2003년) 선정됐다. 2009년에는 ‘죽기 전에 마셔야 할 100대 와인’에도 선정됐을 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여섯 종류의 랜서스 와인을 시음했는데, 그중 해산물과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랜서스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이 가장 인상 깊었다. 와인병만 봐도 병 모양과 라벨이 독특해 와인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랜서스 화이트 와인은 포르투갈의 다섯 종류 토착 청포도 품종(Arinto, Fernao Pires 등)을 블렌딩한 것이다. 연노란색을 띠며, 옅은 레몬, 라임, 복숭아, 바나나 향이 좋다. 마셔 보면 가벼운 터치의 매력적인 과일 향과 산미가 일품이다. 약간 단맛과 함께 탄산의 매력이 느껴지며, 여운이 오랫동안 머무른다. 생선회, 해산물 요리, 초밥 등에 잘 어울린다. 특히 흰 살 생선회 중 광어와 찰떡궁합이다.
랜서스 로제 와인은 포르투갈 토착 포도 품종(Aragones, Touriga Nacional, Castelao, Trincadeira)과 쉬라를 블렌딩했다. 오렌지색을 띤 핑크빛이 매우 매혹적이다. 아로마는 체리, 붉은 계통의 베리, 열대 과일 향이 난다. 탄산이 산뜻하며 풍부한 과일 맛과 약간 단맛의 여운이 오랫동안 감돈다. 생선회, 해산물 요리, 동양식 등에 잘 어울린다. 특히 붉은 살 생선회 중 연어, 도미, 참치와 최상의 궁합을 보인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4호 (2020.11.18~11.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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