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서 많이 발생한 3대 질환 '급성기관지염·충치·비염' 순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에게서 많이 발생한 3대 질환은 급성기관지염, 치아우식(충치), 알레르기비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입원 환자수가 많았던 3대 질환은 위장염 및 결장염, 인플루엔자, 상세불명의 폐렴 등으로 확인됐다.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5~2019년간 ‘10대 청소년의 다빈도 질병’을 분석한 질병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대 청소년 환자가 가장 많은 질병은 급성기관지염으로, 환자수는 200만명이었다. 이어 충치 103만명, 알레르기비염 94만명, 치은염 및 치주질환자수 73만명 순이었다.
특히 충치 환자수는 다빈도 질병 10위 중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연평균증감률 상위 3위 질환은 충치 7.4%, 치은염 및 치주질환 5.5%, 알레르기비염 2.6% 순이었다.
조신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 교수는 10대 청소년 다빈도 질병 중 ‘치아 우식(K02)’ 와 ‘치은염(K05)’ 등 치과 질병의 증가세가 뚜렷한 원인에 대해 “구강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와 보험정책 확대로 치과 내원 빈도가 늘면서 조기에 질병이 발견되고 치료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충치를 예방하는 치아홈메우기는 적용 연령이 14세 이하에서 18세 이하로 확대됐고 본인부담률은 30%에서 10%로 인하됐다. 치은염 등 잇몸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치석제거의 급여범위가 20세 이상에서 19세 이상으로 확대된 점도 10대 치과 환자의 증가에 영향을 끼쳤을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치과 질병의 증가세가 크다는 결과가 구강 건강의 악화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일산병원의 빅데이터 연구에 따르면, 충치가 심한 단계까지 진행됐을 때 시행하는 근관치료의 시행 빈도는 10대 이하에서 최근 5년 사이에 단위 인구당 40%나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충치 치료가 늘고 근관치료가 감소하는 현상은 충치가 조기에 발견되고 치료되어 심한 단계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감소하고 있음을 나타내어 긍정적인 현상으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대 청소년 환자가 가장 많이 입원한 질병은 위장염 및 결장염으로, 환자수는 3만5000명이었다. 이어 인플루엔자 2만2000명, 상세불명의 폐렴 1만3000명 순이었다. 성별로도 남성과 여성 모두 위장염 및 결장염이 1위, 인플루엔자 2위였다.
성별에 따른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5위 이하 질병부터로, 남성은 손목 골절, 무릎 염좌, 발목 골절 등 신체 손상 관련 질병들이 5~10위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복부 및 골반 통증, 급성기관지염, 인플루엔자 등 통증 및 감염성 관련 질병이 5~10위로 나타났다.
유지형 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0대 청소년은 주로 학교 및 학원 등에 모여서 단체생활을 하게 된다. 밀집된 공간에서는 감염자가 1명만 있어도 접촉 및 비말, 공기를 통해 감염 전파가 쉽게 이루어진다”며 “로타 바이러스/노로 바이러스 등은 접촉을 통해 위장염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마이코플라스마균 등은 비말이나 공기를 통해 호흡기 감염, 폐렴을 일으키는데 감염자를 통해 질병이 전파되고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심해지면 입원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작년 10월~11월에는 인플루엔자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방문했는데 올해는 코로나 상황에 청소년들의 온라인 학습 증가, 마스크 사용의 일상화가 되면서 입원 환자는 작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성별에 따라 남성은 골절이나 관절 질환, 여성은 통증이나 감염성 질환으로 다빈도 질병의 차이를 보이는 원인에 대해 “10대 남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활동성이 높고 농구, 축구 등 과격한 운동을 통한 골절, 관절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10대 여성의 경우 생리와 연관돼 골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통증이 심한 경우 입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지난해 10대 청소년 환자가 가장 많이 외래로 방문한 질병은 전체 다빈도 질병과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급성기관지염(200만명), 충치(102만명), 알레르기비염(94만명), 치은염 및 치주질환(73만명) 순이었다. 다빈도 10위 안에 질병 중 성별에 따라 일부 순위가 다른 질병은 있지만 9개의 질병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며, 10위를 점유한 발목 탈구‧염좌 및 긴장(남성), 급성인두염(여성)만이 차이를 보였다.
한편, 10대 청소년 환자의 진료비가 가장 큰 질병은 급성기관지염으로 1568억원이었다. 이어 충치 1332억원, 알레르기비염 655억원이었다. 이들 질환의 총 진료비 중 건강보험이 적용돼 공단이 부담한 금액(급여비)이 차지하는 비율(급여율)은 70%내외로 나타났다.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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