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시도되는 최저임금 인상..바이든은 성공시킬 수 있을까

권재희 2020. 11. 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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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달러로 11년간 동결..바이든 '2026년까지 15달러로 2배 인상' 공약
코로나19, 하위계층에 더 큰 타격에 정책호응 전보다 높아져

인상땐 130만 실업발생 분석도 …법통과 안돼도 행정명령으로 가능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여부가 미 정치권의 태풍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미 연방차원의 최저임금을 2026년까지 두배인 15달러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는데, 민주당내 진보세력은 서두를 것을 촉구한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경기악화와 함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미국에서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CNBC방송은 이달 초 바이든 당선이 확정된 이후 "최저임금이 오를 가능성이 보다 높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연방차원의 최저임금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11년째 동결된데다, 지난해 민주당이 발의한 최저임금 인상법안이 상원에서 불발된 이후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도 최근 경제정책 관련 브리핑에서 "미 전역에서 시간당 15달러 임금을 받으면서 '보다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할 것"이라면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더 강한 교섭권을 가질 수 있다"며 당선 이후 처음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언급했다.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당 차원에서도 지원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지난 7월 발표한 정강에서 "수 십년동안 소득은 정체된 반면, 주택과 의료, 교육에 이르기까지 기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비용은 급격히 상승했다"면서 기본소득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내 진보세력으로 분류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최근 "도구함에서 도구를 꺼내 쓰라"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강력히 촉구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호응받는 모양새다. 경제활동 제약으로 소득 하위계층의 타격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남성이 1달러를 벌어들일 때 여성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82센트에 불과하며, 백인가정은 라틴계 가정보다 6배 더 많은 부를, 흑인가정과 비교하면 10배 많다는 통계도 있다.

일부 기업은 발 빠르게 최저임금 인상에 나서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스타벅스는 다음달 14일부터 바리스타와 매니저 등 매장 내 직원들의 시급을 10% 이상 인상키로 했다. CNBC는 "스타벅스의 임금인상 계획안은 지난 10년이상 7.25달러에 묶인 연방 최저임금이 바이든 정부에서 인상될 것으로 보고 대비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물론 업계간 경쟁을 통한 최저임금 인상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미 대형 유통체인인 타깃은 지난 7월5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13달러에서 15달러로 올렸다. 타깃은 지난 3년간 꾸준히 시간당 최저임금을 인상해왔다. 경쟁사인 아마존이나 코스트코 등의 임금수준(15달러)에 맞춰 기존 인력의 이탈을 막고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최저임금 인상이 청년층의 일자리에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판 소득주도성장'논란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의회예산국은 지난해 민주당의 최저임금인상안에 대해 2025년까지 연방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면 1700만명은 급여 인상 혜택을 받지만 13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최저임금 연구자인 윌리엄 와셔 연방준비제도(Fed) 박사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분석 결과를 검토해보면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해고를 늘리는 결과를 낳는다"며 "최저임금을 올리면 히스패닉계 이주 노동자, 흑인 등 저임금 노동자들의 수입이 올라갈 순 있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부류는 청년층"이라고 주장했다.

폭스비즈니스도 바이든 행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추진에 대해 "기업의 재무책임자(CFO)들이 제품가격을 올리거나 업무 효율화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도 같은 입장이다. 스티브 워맥 의원은 "최저임금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근로자들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은 어떤 형태로든 가능할 전망이다. 최적의 방법은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 통과하는 것이지만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도 가능하다. 내년 1월 조지아주 상원선거 결선투표가 현재로선 분수령이긴 하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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