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장로의 열정, 코로나로 끊긴 '어린이 합창'에 활로

2020. 11. 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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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창간한 잡지의 이름은 '합창친구들'이다.

윤 장로가 합창지휘를 시작한 건 어린이들 덕분이었다.

윤 장로는 "어린이들은 합창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고 합창을 배운 아이들은 어울려 사는 법을 아는 성숙한 어른이 된다"며 어린이 합창의 장점을 소개했다.

윤 장로는 "코로나19로 합창 연습을 할 수 없으니 몹시 답답하다"면서 "'합창친구들'을 통해 어린 단원들이 안부를 확인하고 서로 기도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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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친구들' 창간 윤학원 YYC감독
윤학원 장로가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코러스센터에서 지휘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3월 창간한 잡지의 이름은 ‘합창친구들’이다. 윤학원유스콰이어(YYC) 단원을 비롯해 지휘자와 반주자들의 글이 주로 실린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800여명이 활동하는 YYC는 전국에서 16개 합창단이 활동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합창 연습을 못 하게 된 게 창간 배경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몸은 멀어졌지만,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창간한 잡지는 YYC 단원들의 놀이터와 같다. ‘합창이 멈춘 세상’을 사는 어린 합창단원들의 마음이 잡지 구석구석에 담겨 있다. 단원들을 만나지 못하는 지휘자의 편지도 애틋하다. 전국 각지에서 YYC 가족들이 보내온 글은 거리두기로 멀어진 단원들 사이의 틈을 메운다. 지난달에는 표지에 노란 은행잎이 가득 담긴 가을호도 선보였다.

‘합창친구들’의 봄·가을호 모습.


어린 단원들의 이야기를 잡지에 담자고 제안한 사람은 YYC 감독 윤학원(82) 장로다. 중앙대 음대 학장을 지낸 윤 장로는 우리나라 합창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80대에도 여전히 현역인 윤 장로를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코러스센터에서 만났다. 합창 이야기를 시작하자 나이를 잊은 듯 얼굴엔 활기가 넘쳤다. 윤 장로는 선명회합창단(현 월드비전합창단)과 대우합창단, 레이디스싱어즈, 영락교회 시온찬양대 등을 지도했고 창작 합창곡 발굴에 앞장섰다. 우리나라 작사·작곡가들이 만든 400여 합창곡이 20권까지 출판된 ‘예수 나의 기쁨’에 실렸다.

윤 장로가 합창지휘를 시작한 건 어린이들 덕분이었다. 연세대 음대 재학시절 동네 어린이들을 모아 합창단을 처음 만들었다. 윤 장로는 “음대 곽상수 교수께서 어린이합창을 위한 발성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배운 걸 적용하고 싶어 몸이 달았다”면서 “아이들이 동네 골목에서 놀고 있길래 함께 노래한 게 어린이합창단의 출발이었다”고 회상했다.

윤 장로는 인천의 한 예식장을 빌려 첫 연주회도 열었다. 동네 어린이합창단은 첫 연주회 후 인천문화원이 후원하는 정식 어린이합창단이 됐다. 이 경험은 훗날 선명회합창단을 이끄는 데 밑거름이 됐다. 윤 장로는 “어린이들은 합창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고 합창을 배운 아이들은 어울려 사는 법을 아는 성숙한 어른이 된다”며 어린이 합창의 장점을 소개했다.

코로나19로 올해는 정기연주회도 취소됐고 내년 6월로 예정된 연주회 개최도 미지수다. 내년 1월부터는 연습을 해야 무대에 오를 수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변수다.

윤 장로는 “코로나19로 합창 연습을 할 수 없으니 몹시 답답하다”면서 “‘합창친구들’을 통해 어린 단원들이 안부를 확인하고 서로 기도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연주회를 하게 된다면 감사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곡을 연주하고 싶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모든 교회 찬양대와 합창단이 힘차게 노래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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