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꼴찌 현대캐피탈, 6위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6연패로 최하위 추락
7연속우승 삼성화재 동네북 신세
두 팀 다 빠진 첫 봄배구 가능성도
‘전통의 명가’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한때 ‘양강’으로 군림했던 프로배구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2020~21시즌에 동반 추락했다.
삼성화재는 22일 대전 홈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역전패하면서 6위(2승 7패·승점 10)로 떨어졌다. 최하위였던 한국전력(3승 7패·승점 10)은 3연승 하며 5위로 올라섰다. 현대캐피탈은 전날(21일) 천안 홈 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0-3으로 완패했다. 창단 이래 첫 6연패 당하면서 최하위(3승 7패·승점 8)가 됐다.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경우, 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두 팀이 동시에 ‘봄 배구’를 못하게 된다.
삼성화재는 2016~17시즌 4위에 그치면서 처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7~18시즌에는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2018~19시즌 다시 4위로 떨어졌다. 신치용 전 감독 시절인 2007~08시즌부터 13~14시즌까지 7시즌 연속 우승하던 ‘삼성 왕조’는 오간 데 없다.
과거와 달리 삼성화재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에이스 박철우(35)는 자유계약선수(FA)가 되자 한국전력과 3년 총액 21억원에 계약했다. 2016년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드래프트) 제도가 도입되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를 뽑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는 센터 박상하(34)를 중심에 두고, 레프트에 김우진(20)과 신장호(24), 정성규(22) 등 신예들을 기용하는 등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하지만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
최천식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삼성화재에는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들은 있다. 그래도 투자가 부족해 예전과 같은 전력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를 잘못 뽑고 있다. 이번 시즌에 뛰는 바르텍은 기복이 심해서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삼성화재가 부진한 사이 날아올랐던 현대캐피탈도 올 시즌에는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최태웅 감독이 2015년 부임한 후, 최근 5시즌 동안 우승과 준우승을 두 차례씩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3위로 내려섰고, 올 시즌에는 급기야 최하위가 됐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세대교체에 나섰다. 9월 세터 이승원(27)을 삼성화재에 내주고 세터 김형진(25)을 영입했다. 지난달에는 군 복무 중인 국가대표 센터 김재휘(27)를 KB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했다. 13일에는 주장인 센터 신영석(34)과 세터 황동일(34), 군 복무 중인 레프트 김지한(21)을 한국전력에 내줬다. 대신 세터 김명관(23), 레프트 이승준(20), 다음 시즌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경험이 짧고 손발을 처음 맞춘 젊은 선수들이 대거 나오다 보니 경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종경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 중에 이렇게 급진적으로 세대 교체하는 팀을 본 적이 없다. 주장까지 내보냈다면 사실상 시즌을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 새로 온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려면 몇 시즌은 기다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최태웅 감독은 “기존 선수로는 우승 또는 2, 3등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미래의 우승 멤버로 팀을 구축하고 싶었다. 내 계약과 상관없이 지금 리빌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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