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투표율 80%였지만 4.15 총선에서 보수 완패했다
지난 4·15 총선에서 50대 이상 고령층 투표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는데도 보수 정당이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국 시·군·구 전체 선거인 중 무작위 추출한 390만명(10.4%)을 표본 삼아 성별·연령별·지역별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다.
22일 선관위의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에 따르면 표본조사에서 60대 투표율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80%를 기록했다. 2016년 20대 총선(71.7%) 때보다 8.3%포인트 올랐다. 60대 다음으로는 70대(78.5%)가 높았다. 28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4·15 총선 전체 투표율(66.2%)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50대는 71.2%, 80세 이상은 51.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대(58.7%)와 30대(57.1%)는 4년 전보다 각각 6.0%포인트, 6.6%포인트 오른 투표율을 보였지만 60%를 하회했다. 40대 투표율은 20대 총선 대비 9.2%포인트 오른 63.5%였다. 선관위는 “사회초년층의 투표율이 저조한 반면, 40대 이후 연령대가 높을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다가 70대 이상에서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연령대별 선거인 비중-투표자 비중을 비교한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선거인은 선거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선거인명부에 올라 있는 자를 뜻하고, 투표자는 실제 투표권을 행사한 사람을 일컫는다. 선관위는 “20~40대에서는 선거인 비중보다 투표자 비중이 낮은 반면, 50~70대에서는 선거인 비중보다 투표자 비중이 더 높아 중·노년층이 투표 참여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기관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전체 투표율이 높고 ▶그중에서도 특히 고령층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진영이 유리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럼에도 4·15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3석, 비례대표(더불어시민당) 17석으로 전체 의석(300석)의 60%인 180석을 거머쥐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50대의 ‘캐스팅보트’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2040과 6070 사이에 낀 50대의 투표 성향이 코로나 19 확산 속에 여당 편으로 기울면서 민주당 승리에 밑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4·15 총선 당시 방송 3사(KBS·MBC·SBS) 출구 조사에서 50대는 49.1%가 민주당 후보를, 41.9%가 통합당 후보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대비 50대의 투표율 상승폭은 10.4%포인트로 20대 이상 중 가장 높았다.
한편 지난해 선거법 개정으로 처음 투표권이 생긴 만 18세 유권자(53만명)의 투표율은 평균을 웃도는 67.4%였다.
심새롬·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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