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한국 사위가 구매한 한국산 진단키트, 결함 발견돼 교환"

배재성 2020. 11. 2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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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지노믹스 "제품 문제 아닌 FDA 기준 따른 제품 교체"
사진은 한국 검사키트를 구매한 호건 주지사 부부. 사진 SNS 캡처

한국계 부인을 둬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 지사가 구매한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에 결함이 발견돼 새 키트로 교환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매릴랜드주가 지난 4월 18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의 랩지노믹스가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 ‘랩건’ 50만개를 배송비를 포함해 946만달러에 구매했지만 추가로 250만달러를 지불하고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는 미국에 진단키트가 부족한 때라 호건 주지사는 대대적으로 이를 알리며 한국에 감사를 표했다. 실제로 한국계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가 키트 확보 과정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키드를 들여온 뒤 메릴랜드주는 검사를 처리할 연구소가 필요해 ICMD와 CIAN 등 2곳에 의뢰했다.

그런데 ICMD는 이 키트에 문제점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이어 주정부 당국자도 키트 내 물품이 수주 전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것과 일치하지 않음을 알게 됐다고 WP는 전했다.

메릴랜드 주정부는 한국에서 새로운 랩건을 받기로 했고, 5월 21일 첫 대체 키트가 도착했다. 이 키트는 FDA가 승인한 내용과 일치했지만, 250만달러를 추가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주정부가 진단 키트를 교체한 사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키트 도착 후 한 달이 지나도록 검사가 이뤄진다는 소식이 없자 주의회 의원들은 청문회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지적했다.

의원들이 키트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문제가 있는지 캐물었지만 주 당국자들이 랩건은 장기전략의 일부라며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호건 주지사가 키트 교체를 처음 밝힌 것은 두 달가량 지난 7월 16일이다.

그는 당시 자신의 회고록 관련 인터뷰에서 키트를 업그레이드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도 “키트당 몇 달러를 더 주고 더 빠르고 좋은 테스트를 위해 아이폰을 거래하는 것처럼 교환했다”고 말했다.

미국 메릴랜드주 관계자들이 지난 4월 18일 대한항공 여객기 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 구매분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 SNS 캡처


이후 랩건은 6월 10일께부터 실제 검사 현장에 활용됐고, 현재까지 37만5000개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요양원이나 집합시설에 대응하는 데 사용됐다는 것이 WP의 설명이다.

WP는 랩지노믹스가 이번 취재 과정에서 진단키트와 관련한 다수 질문에 대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연말까지 랩건 키트를 모두 사용할 계획이라는 호건 주지사의 발언도 함께 소개했다.

메릴랜드주는 이날 주의 코로나19 검사가 400만건을 넘었다는 호건 주지사의 성명을 발표하고 랩건의 유용성에 의미를 부여했다.

메릴랜드주는 “장기 검사전략의 초석은 한국정부와 조율해 확보한 코로나19 검사일 것”이라며 “랩건이 지역공동체 기반 검사소에 배치되고 요양원 등의 발병에 대처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키트를 다시 공수한 것은 제품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메릴랜드 주정부의 정책적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첫 키트를 선적했을 때 주정부에 FDA 긴급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고 고지했지만 주정부가 구매의사를 밝혀 이를 믿고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4월 30일 같은 제품이지만 물성을 바꿔 업그레이드한 제품이 FDA 승인을 받았다”며 “FDA는 메릴랜드에 이 제품을 사용하라고 해 제품 교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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