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고가 삼성전자..애플만큼 오를 수 있을까 [한입경제]

김종학 기자 2020. 11. 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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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기록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애플의 1/5 수준
제조업 최강 VS 플랫폼 최강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16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로 폭락하더니 3월 말부터 8개월 만에 44%나 올라 최근엔 주당 6만 6천원 선을 돌파했습니다.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85조 원, 어마어마 하다고요? 경쟁사인 미국 애플과 비교하면 터무니 없이 작습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300조 원.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 세계 1위, 파운드리와 이미지센싱 2위인 엄청난 삼성전자가 아이폰과 맥을 기반으로 한 애플 시가총액의 5분의 1에 불과 하다니. 판매하는 제품도 더 많고 세계 시장도 석권하고 있는 삼성전자인데 왜 애플보다 주식 가치가 낮은 걸까요?

● 애플 `갬성`에 밀린 반도체 최강자

삼성전자는 한때 애플보다 비싼 회사였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이끌던 시기에 애니콜 신화를 쓰고,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석권해 기업가치 100조를 바라보며 애플, 소니 등 경쟁 회사를 앞섰습니다. 그런데 이 판을 뒤집은 건 손바닥만한 애플의 `아이폰`입니다.

2007년 6월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첫 아이폰을 선보인 시점부터 불과 10여년 사이에 애플 주가는 30배, 삼성전자 보다 6배나 더 올랐습니다. 올해 주식시장이 폭락한 시점부터 따져봐도 삼성이 44%나 올랐음에도 애플은 112%나 날아올랐죠. 미국 애플 주식에 투자했다면 세금을 떼고도 더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유난히 비싼 가격에도 애플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두고 `애플 갬성`이라고 놀리죠. 그런데 납득하기 어려운 팬심이 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9년 기준 실적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에서 지난해 매출 230조 원,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맥북·애플워치로 약 240조 원을 벌었습니다. 그나마 이 숫자는연간 60조 원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을 빼고 비교한 겁니다.

수익성에서도 애플이 월등히 앞섭니다. 제품 만드느라 쓴 비용을 떼고 실제 손에 쥔 돈이 얼마인지 따져보면 애플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73조 2천억 원, 약 27조 7천억 원에 그친 삼성전자보다 2.64배 더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2018년 테크인사이트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애플 아이폰XS Max 256GB 기종을 기준으로 제조원가 443달러 제품을 1,250달러에 판매해 개당 800달러씩 남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시도하지 않는 영역, 바로 앞에서 얘기한 플랫폼 서비스로 매 분기마다 14조 원씩 이익을 냈고, 올해들어 코로나 여파로 야외 활동이 멈춰선 이후로 분기 16조 원씩 더 많은 이익을 남겼습니다. 지난해 새로 선보인 아케이드게임, 스트리밍 구독료와 앱스토어 플랫폼 덕분입니다. 이 두 조합으로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동시에 반영하는 주식시장에서 두 기업의 차이가 벌어진 것입니다.

● 연못 속 고래…삼성전자에게 작은 시장

삼성전자와 애플, 두 회사는 돈을 버는 속도에도 차이가 있지만, 시가총액 차이를 좁히려면 하나 더 해결할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주식이 상장돼 있는 시장의 차이입니다. 이는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주식시장이 안고 있는 복잡한 문제이기도 한데요.

한국은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주식시장의 20%를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다보니 자금 유출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실제 전세계 투자자금의 지표 역할을 하는 MSCI, FTSE 인덱스에서 중국 본토 주식을 포함시킨 뒤 지난해에만 홍콩을 거쳐 25조원의 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갔습니다.

또 상장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배당성향은 올해 4월 기준 27.3%로 여전히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미치지 못합니다. 한국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작고,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배당으로 이익을 많이 나눠주는 것도 아니다보니 큰손들 입장에서는 아무리 삼성전자라 해도 비싼 값을 쳐주기 힘든 구조인 겁니다.

● 초격차 삼성 VS `플랫폼` 쥔 애플

포스트 코로나는 모바일 플랫폼의 영향력이 강력한 시대입니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만든 모바일 생태계에 무한 확장이 가능한 앱스토어·구독서비스까지 더해 기업가치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걸 뒤집어보면 삼성이 아직 갖지 못한 영역이 보입니다. 삼성전자라는 강력한 브랜드와 반도체·스마트폰의 첨단기술, 여기에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더해진다면 애플의 말도 안되는 시가총액을 따라갈 수 있다는 얘기가 되기도 합니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을 보면 아직 이러한 디지털 플랫폼을 확보하는 일에 관심이 없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둔화되는 추세에서 삼성전자가 서비스 영역에서 성장하고 있는 애플과 경쟁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핵심 사업인 반도체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 만큼 앞으로 삼성전자의 변화를 지켜보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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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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