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도 패션위크 가능? 가능!

2020. 11. 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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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패션 위크. 무슨 일이 있었나.
「 시노그래피 효과 」
쇼가 시작되기 전 루이 비통 SNS에는 크로마키를 암시하는 피드가 업로드됐다. 그렇다면 이번 무대장치는 특수효과? 추측 속에 루이 비통이 15년간 약 1조 원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마친 라 사마리텐으로 관객을 초대했다. 그린 스크린이 설치된 쇼장은 스마트폰을 켜고 방구석 1열에서 쇼를 시청하는 이들에게 빔 벤더스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영상이 흘러나오는 가상 런웨이를 선사했다. 모든 것이 불분명한 지금,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룩을 선택했고, 트렌치코트와 그래픽 프린트 원피스 등을 입고 등장한 모델들이 파워플한 에너지를 내뿜었다.
「 두 거장의 시너지 」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 두 거장의 만남은 최대 이슈였다. 과연 어떤 시너지가 폭발할까? 디지털 런웨이를 통해 관객을 모니터 앞으로 불러낸 프라다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삼각형 로고를 응용하고 1966년에 선보였던 ‘어글리 프린트’가 되살아났으며, 풍성한 스커트로 프라다 실루엣을 이어갔다. 여기에 라프 시몬스가 캘빈 클라인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한 터틀넥과 코트를 움켜쥔 애티튜드는 그의 감각을 느끼게 하는 특징.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두 대가는 대담을 통해 디자인 철학을 전 세계에 공유하고, 360° VR을 접목한 리시(Resee)를 선보이며 모두가 평등한 위치에서 옷을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 쇼 타임! 」
더 이상 쇼다운 쇼를 볼 수 없는 걸까?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한 팬데믹 때문에 패션쇼의 존속은 물론 패션 판타지의 실현도 위태로워 보였다. 하지만 제한된 환경 속에서 환상과 여운을 주기 위한 드라마틱한 무대가 패션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숲으로 향한 버버리는 예술가 안네 임호프와 협업해 거친 자연과 건축적인 구조물 간의 경계를 탐험하게 만들었고, 에르메스는 6개월간 6명의 아티스트와 작업한 이미지를 무대 위에 설치했다. 여기에 샤넬식 할리우드를 완성한 버지니 비아르까지. 그녀는 영화 같은 장면을 선사하며 이렇게 말했다. “레드 카펫 포토 콜에서 포즈를 취하는 배우들을 상상했어요.”
「 이색적인 프런트로 」
코로나는 프런트로의 풍경도 바꾸어놓았다. “실물 크기 버전을 만든 다음 30인치 인형에 맞게 축소했다”는 모스키노의 제레미 스콧은 마리오네트 인형을 모델로 선택했다. 이에 걸맞게 쇼장 1열에 애나 윈투어, 에드워드 에닌풀 등 유명 인사를 닮은 마리오네트가 착석했다. 한편 발망과 미우미우는 모니터로 쇼를 관람하는 패션 피플을 중계해 온택트 시대를 실감케 했다.
「 성공적 신고식 」
매튜 M. 윌리엄스는 파리를 다니며 다리에 걸려 있는 ‘사랑의 자물쇠’에 시선이 멈췄다. 자극은 영감이 되어 4G 로고를 장식한 자물쇠가 그가 선보이는 지방시 첫 캠페인에 등장했다. 파리에 입성하며 파리의 상징적인 사랑의 자물쇠를 연결 고리로 활용한 것. “나는 하드웨어에 빠져 있다”며 브랜드에 새 기운을 불어넣을 시그너처를 공표한 그는 자물쇠를 주얼리와 벨트 등에 적극 활용했다. 하우스의 우아한 클래식과 윌리엄스의 도전 정신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체인을 활용한 드레스와 드라마틱한 홀터넥 톱, 유니크한 트립 토 슈즈(Tryp-Toe Shoes) 등 동시대를 흥분시킬 ‘뉴 엘레강스’가 탄생했다.
「 기록적인 조회 수 」
한때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던 컬렉션 관람은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코로나19 여파로 누구나 1열에 앉아 모니터로 쇼를 감상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뉴 노멀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개척이 생존 전략이 됐기 때문이다. 얼마 전 디올은 2021 S/S 컬렉션 라이브가 2700만 뷰를 기록한 틱톡과 더우인을 비롯해 12개의 플랫폼에서 9500만 뷰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웨이보에서만 #DiorSS21 해시태그가 무려 3억6000만 번 사용됐다는 놀랄 만한 기록까지. 바야흐로 디지털 경쟁력이 글로벌 경쟁력의 지표가 되는 시대가 왔다.
「 거리에서 생긴 일 」
코로나 시대. 밀폐된 공간을 벗어나기 위해 런웨이가 거리까지 확장됐다. 거리를 거닐던 모델들이 쇼가 열리는 팔레 드 도쿄로 모이는 패션 신을 연출한 끌로에가 대표 주자. 파코 라반의 줄리앙 도세나는 “거리에 있는 것, 지나가는 사람들, 스타일링을 보는 게 얼마나 그리웠는지 실감했다”며 모델들이 쇼장 출구를 따라 거리에 나가도록 유도했다. 뿐만 아니라 코리 하트의 ‘Sunglasses at night’을 립싱크로 부르며 파리의 밤거리를 즐겼던 발렌시아가의 패션 필름 속 모델까지. 거리가 자유분방한 패션 모멘트를 위한 무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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