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LG 신임 감독 "막중한 책임감, 신바람 LG 트윈스 되도록 최선"

이형석 2020. 11. 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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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13대 LG 감독 취임식. 대개 구단 대표가 신임 감독에게 유니폼을 입혀주며 모자를 씌워주는 게 관례나, 이 취임식은 달랐다. LG 유니폼만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 류지현(49)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서다. 구단 관계자는 "류지현 신임 감독이 외부에서 오신 게 아니라 27년간 LG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에 따로 유니폼 착복식을 따로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등번호(6)도 그대로다.

LG는 지난 13일 류지현 수석코치와 계약 기간 2년, 연봉 3억 원 등 총 9억 원에 감독 계약을 발표했다. LG는 프랜차이즈 출신 사령탑을 사실상 처음으로 선임했다. 앞서 백인천·김재박 감독이 MBC 청룡 출신으로 LG 사령탑에 올랐고, MBC 청룡과 LG에서 뛴 이광은 감독이 1999년 12월부터 2001년 5월까지 LG 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선수 시절 내내 LG 유니폼만 입은 이는 류지현 감독이 유일하다.

류지현 신임 감독은 "최고 인기구단 LG의 사령탑으로 선임돼 영광이다. 프랜차이즈 출신 1호 감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LG는 1994년 신인으로 입단해 27년간 몸담은 내게는 숙명이자 가족 같은 팀이다. 이제는 팬들께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돌려드릴 때라 생각한다. '신바람 LG 트윈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류지현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신바람 야구의 의미는. "소극적 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1994년 입단 때를 떠올려보면 프로야구의 개념을 잘 몰랐다. 당시 이광환 감독님께서 프로 선수로서의 정신 자세와 의식을 많이 알려주셨다. 선수들이 더 신나게, 적극적으로 플레이했으면 좋겠다. 우리 강점이라면 일단 라인업이 안정됐다는 점이다. 백업 전력도 강화됐다. 백업 활용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우승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 같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4위를 했다. 당연히 (LG 팬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내게 내려진 숙명이다. 전임 류중일 감독님께서 주전 라인업을 명확하게 꾸려 선수들이 편안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해주셨다. 이를 토대로 (좋은 성적을) 완성하는 게 내 사명이다."

- 프랜차이즈 출신 감독의 장점이 있다면. "서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데이터가 (내 머릿속에) 있다는 것을 꼽겠다. 반대로 '너무 한 팀에만 있어 시야가 좁다'는 고정관념도 있을 거다. 그래서 선수 은퇴 후 2007~08년 미국 연수를 다녀왔다. 홀로 모든 것을 준비했던 만큼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 2년의 세월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게끔 해준 것 같다."

- 신바람 야구를 선보이는데 필요한 부분은. "냉정히 들여다보면 (현재 LG는) 세밀함이 부족하다. 고비를 못 넘기는 경우가 있었다. 선수들에게 그런 점을 강조할 것이다. LG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 잘 되어 있고, 선수들 역시 나에 대해 마찬가지라고 본다."

- 선수, LG 코치, 국가대표 코치로 여러 지도자와 함께했다. 자신만의 지도 철학이 있는지. "1990년대 LG의 전성기부터 암흑기까지 정말 많은 감독님과 함께했다.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는 이광환 감독님이다. 마지막에 모신 류중일 감독님께도 선수 소통 등 많은 걸 배웠다. 감독 선임 일주일 전 류중일 감독님을 만났다. 내게 '가슴에 참을 인(忍) 3개를 항상 품고 있으라'고 하셨다. 야구 후배, 사랑하는 동생에게 말씀해주신다고 느껴졌다. 감독을 맡게 될지 몰랐지만, '명심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이라는 고사성어로 마음가짐을 표현하고 싶다. 소통의 시작점이다."

- 코치진 구성은 어떻게 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 일정이 밀려서 시간이 없었다. 지금도 코치 구성 작업 중이다. 일단 김동수 수석 코치(전 퓨처스 타격 코치)는 확정됐다. 류중일 감독과 나는 야수 출신이다. 김동수 수석 코치는 배터리 코치를 오래 하셔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석인 코치진은 외부 영입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고려해 좋은 조합을 만들려고 한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계속 협의 중이다. 차명석 단장께서 투수 전문가여서 나보다 안목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팀에서 2루수가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라 바라보는 것 같은데, 난 동의하지 않는다. 여러 선수가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왔다. 선수들을 끝까지 믿는다. (FA 영입 역시) 나 혼자만의 생각, 또 구단의 일방적인 생각으로 이뤄지지 않는 만큼 잘 협의해 결정하겠다."

류지현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주장 김현수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주장 김현수가 연임됐다. "지난 16일 선수단 미팅 때 김현수를 불러 먼저 만났다. 주장 연임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기꺼이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라고 하더라. 정말 고마웠다. 김현수가 LG로 이적해온 뒤 선수들의 감정 표현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내가 원했던 팀 분위기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같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장으로 김현수만 한 인물이 없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내년 스프랭캠프를 국내에서 진행해 어려움이 많을 텐데. "그렇다. 특히 투수진에 걱정이 크다. 날씨 등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부상이 걱정된다. 다행스럽게도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께서 12~1월 오프시즌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자율 훈련 스케줄 구성) 계획을 하고 있다."

-차명석 단장이 감독 선임 조건으로 '데이터 활용 능력'을 높이 본다고 밝혔다. "수석 코치로 있는 동안 주로 수비 파트만 신경 썼다. 다른 데이터는 자주 못 접했다. 내 첫째 숙제가 투수 파트라 생각된다. 이천에서도 투수 코치와도 가장 먼저 미팅했다. 지속해서 투수 성장과 방향을 공부해야 한다. 내가 가진 데이터와 구단에서 적립한 빅데이터를 합쳐 운영하겠다. 또 우리 구단 데이터 분석팀에 12명이 있더라. 앞으로는 데이터 분석팀장까지 코칭스태프 미팅에 참석해 아이디어를 공유할 계획이다."

잠실=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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