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변화의 희망 전하는 피아니스트이고 싶다"

강경루 2020. 11. 1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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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희연은 피아노 연주와 공부에 30년간 정진한 아티스트다.

고통이 피아니스트의 고민을 성숙시켰다는 조희연은 "연주자 가운데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 고통과 함께 살아간다"며 "이제 통증을 한 몸처럼 여긴다. 덕분에 더 오랜 시간 연습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전했다.

교육자 일은 조희연이 아티스트로서 겪은 여러 경험을 후배 연주자들과 나누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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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영산아트홀서 리사이틀
1부 바흐 모차르트, 2부 드뷔시 알베니즈
"위로의 자리 되길"
피아노 리사이틀 포스터. 주최 측 제공

피아니스트 조희연은 피아노 연주와 공부에 30년간 정진한 아티스트다. 노력파인데 재능도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연주는 우수에 찬 듯 묵직하면서도 수려하다는 인상을 풍긴다. 미국 뉴욕 평론가 모임 ‘뉴욕 콘서트 리뷰’는 그런 조희연을 두고 “화려한 기교와 지성, 시적인 감수성을 두루 갖춘 피아니스트”라고 치켜세웠다.

오는 25일 서울 영산아트홀에 오르는 리사이틀은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조희연의 음악적 기량을 두루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19일 전화로 만난 조희연은 “이번 공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빠르게 변하는 무대에 아티스트로서 적응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힘들어하는 관객에게도 작지만 단단한 희망과 위로를 건네고 싶다”고 말했다. 방역에 특히 공들인 이번 리사이틀은 좌석 거리두기를 적용해 진행된다.

13살에 코리안심포니 협연 데뷔 무대로 음악계의 이목을 모은 조희연은 끊임없는 ‘수학’(修學)의 길을 걸었다. 서울예고를 거쳐 연세대 음대와 대학원을 나온 후 미국으로 가 피바디 음악원 전문연주자과정과 최고연주자과정을 연달아 졸업하고 박사학위도 땄다. “무대에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는 소신으로 매진해 뉴욕 카네기홀, 워싱턴 케네디센터 등 여러 국제무대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국내에서도 빠르게 지명도를 쌓고 있는 조희연은 “연주자의 숙명은 무대에 설 때마다 부족함을 느끼는 일”이라며 “‘완성’이 없다 보니 공부도 필연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에서도 피아노를 향한 그의 진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1부는 바흐의 파르티타 1번과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3번을 선보이고 2부는 프랑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드뷔시의 프렐류드 2곡과 앞선 작곡가들에 비해 덜 친숙한 편인 알베니즈의 이베리아 모음곡 2권을 연주한다. 1부와 2부의 선명한 대조는 물론 스페인 국민악파를 상징하는 알베니즈를 메인 주제로 놓은 프로그램 구성이 마치 연주는 끝이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조희연은 “1부가 절대음악이 가진 순수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면 2부는 서로 음악적 영향을 끼쳤던 드뷔시와 알베니즈를 통해 당시 스페인의 정취를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고통은 때로 성장의 계기가 된다. 조희연이 그렇다. 연습에 몰두하던 그는 15년 전 갑작스레 양손 엄지손가락에 통증을 느꼈다. 건반을 두드릴 때마다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아픔에 연주를 쉬면서 좌절감도 밀려왔다. 피아니스트의 삶을 고민하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어떻게든 피아노를 치겠다고 마음먹으니 되레 초연해졌다. 고통이 피아니스트의 고민을 성숙시켰다는 조희연은 “연주자 가운데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 고통과 함께 살아간다”며 “이제 통증을 한 몸처럼 여긴다. 덕분에 더 오랜 시간 연습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전했다.

2016년부터 한국에서 거주 중인 조희연은 현재 연세대, 숙명여대, 중앙대에 출강해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교육자 일은 조희연이 아티스트로서 겪은 여러 경험을 후배 연주자들과 나누는 과정이다. 최근 연주자로 살기가 어려워 일찍부터 다른 직업을 찾아보는 학생이 많다는 그는 “학생들이 연주하는 삶에 희망을 품도록 작은 변화라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연주자로서 그가 품은 꿈 역시 ‘변화’와 ‘희망’이란 키워드와 꼭 알맞게 포개졌다.

“후배들에게 음악의 길이 생각보다 여러 갈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열심히 하면 발전하는 연주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요. 그러기 위해 피아니스트로서도 늘 이전보다 좋아진 연주를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에요.”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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