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코로나19 혼수상태서 쌍둥이 출산..건강 회복해 퇴원

의료진 12주 이른 26주째에 제왕절개로 출산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여성이 혼수상태 중에 제왕절개로 쌍둥이를 출산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산모와 쌍둥이는 모두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18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시립병원에서 류머티즘 상담사로 활동하는 퍼페투얼 우케는 지난 3월 말 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당시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었고 이후 상태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산소호흡기가 있는 집중치료실로 이동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은 혼수상태가 길어질 경우 아기의 상태도 악화될 것으로 보고 26주차인 지난 4월 10일 제왕절개 분만을 실시했다. 쌍둥이의 몸무게는 태어날 당시 딸이 770ｇ, 아들이 850ｇ에 불과했다. 쌍둥이는 곧바로 신생아 전문 중환자실 인큐베이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쌍둥이의 엄마인 우케는 제왕절개 분만 이후에도 16일간 혼수상태로 지내고 난 뒤에야 의식을 회복했다. 다만 이후에도 섬망 증상 등이 나타났고 쌍둥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한동안 자각하지 못하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우케는 "정신을 차린 후 병원 직원으로부터 쌍둥이를 낳았다는 말을 들었지만 믿을 수 없었다"면서 "사진을 통해 아이들을 봤는데, 너무 작았으며 아이들을 만질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우케의 남편이자 쌍둥이의 아빠인 매튜는 "쌍둥이를 낳은 것은 기뻤지만 아내가 깨어나지 않아 무서웠다"면서 "아내가 죽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말했다.

우케와 쌍둥이는 병원에서 116일간 더 머문 뒤 퇴원했고 현재 집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우케는 "아기들이 그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아이들을 볼 때면 저절로 눈물이 흐른다"면서 "아이들이 앞으로 인생에서는 더 이상 어려운길을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