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관·총장의 감찰 충돌까지.. 이런 비정상 계속 놔둘 텐가

2020. 11. 1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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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대립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점점 더 목불인견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양쪽이 충돌을 빚다 못해 이제는 법무부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대면 감찰조사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려다가 대검이 반발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법무부는 17일 감찰관실 소속 평검사 2명을 대검에 보내 윤 총장에 대한 대면 감찰 일정을 통보하기 위한 면담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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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대립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점점 더 목불인견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양쪽이 충돌을 빚다 못해 이제는 법무부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대면 감찰조사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려다가 대검이 반발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법무부는 17일 감찰관실 소속 평검사 2명을 대검에 보내 윤 총장에 대한 대면 감찰 일정을 통보하기 위한 면담을 요구했다. 이에 대검이 유감을 표한 뒤 절차에 따라 설명을 요구하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면서 검사들을 돌려보냈다고 한다. 이후 법무부는 다시 공문을 보내 19일 오후에 윤 총장을 감찰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추 장관은 윤 총장의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등에 대해 감찰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감찰 통보에 앞서 대검 측과 어떠한 일정 조율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총장을 감찰하는데 부장검사도 아닌 평검사를 보내 일정을 통보하고 면담을 요구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감찰을 하더라도 조율된 일정에 따라 서면조사를 한 뒤 대면조사를 하는 게 정상적 절차인데, 그런 과정도 생략했다. 누가 보더라도 무리한 감찰 시도이고 ‘망신 주기’ 감찰임에 틀림없다. 이는 사실상 장관이 총장에게 물러나라고 압박한 것이나 다름없다. 검찰 수장에게 평검사를 보낸 것 역시 ‘이런 험한 꼴 당하고도 사퇴하지 않겠느냐’는 메시지일 것이다. 예우도 절차도 무시한 감찰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장관과 총장 간 힘겨루기에 감찰이 동원된 것일 뿐, 누가 순수한 의미의 감찰로 받아들이겠는가. 오히려 최근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 등에 대한 보복성 감찰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장관과 총장의 갈등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도대체 문재인 대통령은 뭘 하고 있었는가. 충돌하는 게 이따금 한두 번이라면 모를까, 올 1월 추 장관 부임 이후 지금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싸우고 있는데도 왜 이리 장기간 사태를 방치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불과 지난주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양쪽에 ‘자중하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음에도 금세 이렇게 불협화음이 터져나온 것은 정부 내에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방증 아닌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추 장관과 윤 총장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둘 중 한 명을 내치든, 아니면 둘 다 그만두게 하든지 해서라도 이 비정상적인 상황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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