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수용 중심 치료가 더 큰 문제 야기할 수도"

김현길 2020. 11. 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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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에 입원 시키지 않아도 될 사람을 가장 심각한 사람에 준해서 획일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안병은(49) 행복한우리동네의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출간 간담회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격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용 중심의 치료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안 원장은 그간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질환자들 상당수는 병원에 수용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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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안병은이 17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정신병원에 입원 시키지 않아도 될 사람을 가장 심각한 사람에 준해서 획일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안병은(49) 행복한우리동네의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출간 간담회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격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용 중심의 치료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안 원장은 그간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질환자들 상당수는 병원에 수용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한국에선 정신병원 수용 중심의 치료가 난무하고 있다”며 “10만 명 정도가 정신병원에 있는데 80% 정도는 바깥에 살 수 있고, 아무리 적게 잡아도 50% 정도는 충분히 바깥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격리나 배제 대신 지역사회 등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이 환자나 사회에 더욱 도움이 된다는 생각도 밝혔다. 안 원장은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수용 중심의 치료 방식이 치료 효과가 낮다고 보고 ‘탈수용화’를 통한 치료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78년 정신병원 폐쇄를 규정한 법을 통과시킨 이탈리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이탈리아의 경우 정신병원을 폐쇄한 이후 수용자의 자살이나 강력 범죄가 크게 줄었다”고 했다.

반면 한국은 정신병원 수용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왔다. 단적으로 ‘마음이…’에서 인용한 병상수를 보면 1984년부터 2015년까지 정신보건시설의 병상수는 1만4456병상에서 9만7526병상으로 크게 늘었다. 그렇다고 안 원장이 모든 정신병원을 없애자거나 수용의 필요성 자체까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치료가 잘 안 되는 분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약물 치료로 좋아진다”며 “입원을 시켜야 하는 분들은 입원을 시키되 최소화하고, 제대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자임을 밝히는 순간 격리나 배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못하고,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진주에서 발생한 ‘안인득 사건’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수용 움직임이 강화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안 원장은 “그 사건 이후로 조금만 난폭해져도 무조건 입원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슷한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선 평소에 응급체계를 가동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자신의 지론대로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자들과 ‘함께 살기’를 실천하고 있다. 2014년 부터 충남 홍성에서 ‘행복농장’을 운영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직업 재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세탁소, 운동화 빨래방, 카페 등을 열어 정신질환자를 직원으로 채용해 함께 일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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