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회자되는 '부금회' 정지원 손보협회장 낙점..'부금회' 움직였나

박수호 2020. 11. 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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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기가 남아 있던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옮겨가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가 많다. 자본시장 상위 기관 중 하나인 한국거래소 이사장직을 내던질 만큼 손보협회장 자리가 더 끌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설왕설래다. 이와 관련 ‘보이지 않는 손’이 주요 금융권 보직을 두고 자리 재배치를 하는 것은 아닌지 각종 의혹도 제기된다. 분명한 것은 하반기 금융권 인사가 예상외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승전 ‘부금회’?

▷문재인정부 초기에 이미 거론

‘결국 부금회가 대세인가?’

정지원 이사장이 손보협회장으로 옮겨가면서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제기됐던 금융권 ‘부금회 부상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부금회란 ‘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을 통칭한다. 이명박정부 시절 고대 출신이 주요 금융지주 회장에 올라 있어 ‘4대 천왕’ 혹은 ‘고대 천하’라는 말이 돌았다.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서강대 금융인 모임의 통칭인 ‘서금회’ 혹은 연세대 금융인 모임인 ‘연금회’가 힘을 발휘했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부금회는 부산이 고향인 문재인 대통령을 둔 만큼 부산 출신이 금융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시선이다. 문정부 초기부터 회자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부금회’가 최근 정지원 이사장의 손보협회장 이동과 함께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962년생 정 이사장은 부산 대동고를 졸업하고 1981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로욜라대 법학 석사 등을 취득한 후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재정경제원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감독정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등 관료로서 전문성을 쌓았다. 기재부 출신 공무원 1급이 갈 수 있는 요직 중 하나로 분류되는 한국증권금융 사장에 있다가 임기 중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옮겨갔을 때 금융권에서는 배경을 두고 ‘부금회’ 얘기가 많이 돌았다.

이후 역시 ‘부금회’로 분류되던 도규상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고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이미 연임에 성공한 상황까지 겹치면서 누군가의 ‘복심(?)’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알음알음 퍼졌다. 참고로 도 부위원장은 부산 배정고 출신으로 2018년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금융권 실세 중 한 명이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부산 출신에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이라 주목받은 바 있다.

이에 더해 안효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도 올해 10월 1년 연임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부산 배정고, 부산대 출신인 안 본부장은 BNK금융지주 글로벌총괄 부문 사장을 거쳐 2018년 10월 지금의 자리에 선임된 바 있다.

정치권으로도 ‘부금회’ 인맥이 외연을 넓힌다는 시각도 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오르면서다. 박 최고위원은 금융권을 대표하는 노동조합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냈다. 부산 배정고 출신으로 도규상 부위원장의 6년 후배다.

▶호남권 인맥 부상설도?

▷은성수·김용범 등 금융 요직에

‘부금회’가 지나치게 부각되지만 실리는 ‘호남’ 출신이 챙긴다는 분석도 있다.

전북 군산 출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군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후 국제 금융전문가로 인정받았다. 한국투자공사 사장, 세계은행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고 수출입은행장 임기 중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밖에도 김용범 기재부 차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요직에 실은 호남 인맥이 든든히 자리하고 있다는 관전평이다.

김용범 차관은 전남 무안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전남 나주 출신 윤종규 회장은 3연임에 성공했다. 역시 연임에 성공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전라남도 보성이 고향으로 광주제일고 출신이다.

금융위원장을 여럿 배출해온 SGI서울보증 사장 자리에 최근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선임된 사례도 눈길을 끈다. 군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유 전 부원장은 경제기획원,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거쳐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거쳤다.

▶‘출신지’ 왜 계속 부각되나

▷은행연합회, 생보협회도 오리무중

물론 한편에서는 이런 ‘지연’ 기반 연관 짓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충분한 자격을 갖춘 이가 갈 자리에 갔다’는 주장이다. 물론 일리 있는 얘기다. 그럼에도 매번 금융권 요직에 새 인물이 선임될 때마다 뒷말이 나오는 이유는 그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깜짝 인사’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정지원 협회장 사례 이후 새 수장을 맞아야 하는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도 여러 계산법이 나오기 시작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에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 중 부산 동아고 출신 이정환 사장은 문재인정부 초기부터 ‘부금회’로 분류된 인사다. 이와 관련 한동안 이 사장 내정설이 돌기도 했다.

생보협회장 선임 과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후보군으로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이병찬 전 신한생명 사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후보자 면면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인데 이 역시 PK와 조금이라도 연관된 인사가 지원하면 어쩔 수 없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됐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부 특임교수는 “전문성 있는 인재가 절차에 따라 기용된다면 뒷말이 없을 텐데 특정 기관장이나 협회장 임기가 끝나가거나 끝났는데도 제대로 된 협의체가 구성되지 못하거나 계속 선임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는 누군가가 뒤에서 조정한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친정부 인사 혹은 모피아나 특정 지역 인사로 계속 분류가 가능한 결과가 나오다 보니 본인은 한사코 부인하더라도 ‘어디 어디 인맥’이라는 뒷말이 나오게 된다. 이른바 ‘신(新)관치’의 전형”이라고 일갈

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4호 (2020.11.18~11.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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