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공순주 2020. 11. 12. 09: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청와대앞 노숙단식투쟁 33일째

[공순주 기자]

▲ 청와대 앞에서 33일째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피해당사자 김성묵씨 .
ⓒ 공순주
지난 1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단식투쟁장에 김이종(하늘벗 한의원)한의사가 방문했다. 지난 10월 10일부터 단식투쟁 중인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이종 한의사는 단식투쟁이 시작되면서 김성묵씨와 김태령씨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김태령씨는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단식투쟁단의 일원으로 10월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총 13일의 단식을 진행한 시민이다. 
 
▲ 김성묵씨를 진찰하고 있는 김이종 한의사. .
ⓒ 공순주
 
김이종 한의사는 진찰 과정에서 "가장 걱정되는 건 바이탈 사인 중에 서맥, 맥이 늦게 뛴다. 맥박 뛰는 게 느껴지느냐"라고 물었고, 김성묵씨는 "종종 맥을 잡아보는데 늦게 뛰는 것 같다. 건널목의 맞은편 신호등 숫자가 떨리고 번져 숫자를 알아볼 수가 없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이종 한의사는 "몸이 문제가 있을 때 가장 먼저 눈과 귀에 이상이 온다. 눈의 초점이나 귀가 멍해지거나 하는 현상은 머리가 원활하게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며, "지난 주에도 물어봤지만, 단식 도중에 쓰러지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라고 묻자, 김성묵씨는 "쓰러져도 단식장을 떠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 세월호진상규명촉구단식투쟁단 시민들과 김성묵씨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이종한의사 .
ⓒ 공순주
 
김이종 한의사는 "눈이 약간 노란게 황달도 약간 온 것 같다. 이제 하루하루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하며, "급할 경우 119를 불러서 확인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진료를 마친 김이종 한의사는 쉽사리 단식투쟁장을 떠나지 못하고, 김성묵씨를 오랜시간 지켜보다 돌아갔다.
 
▲ 김성묵씨와 건강상태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김이종 한의사. 
ⓒ 공순주
 
단식투쟁 33일째를 맞고 있는 김성묵씨는 앉았다 일어나기를 열번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와서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이를 실행하지 않는 이상 청와대 앞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눈으로 지켜봤다. 세월호 사건 공소시효가 달수로 네달남았다. 지금 상황에 내가 할 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이나 4.16가족협회 등은 지금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위해 국민의힘이 동의해 줄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도 안된 상황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130명, 정의당 6명, 열린민주당의원 3명, 무소속 의원 2명으로 총 141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모두 참여하지도 않은 상황 아닌가"라며 "대통령기록물이 공개되더라도, 외부 공개가 불가한데 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기간연장과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함께 말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 추워지는 날씨에도 김성묵씨는 노숙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
ⓒ 공순주
 
김성묵씨는 또 "공소시효 정지 역시, 공소시효 정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증거가 중요하다. 안그래도 정부기관에서 생산된 기록이나 정보들은 보통 3년에서 5년정도 보유하고 있다 기간이 도래하면 폐기한다. 지금 우린 세월호 관련 어떤 기록이 폐기되었는지,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알지 못한다"라며 "그런데 진상규명도 할 수 없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를 3년 더 연장하면 그나마 남아있는 증거들이 3년 동안 더 많이 폐기될 것이고, 연장된 조사기간이 끝나면 증거가 없어 세월호 사건 진상은 영원히 밝힐 수 없게 되고, 세월호는 해상교통사고로 남게 된다. 이를 어떻게 두고볼 수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은 반드시 대통령권한이 필요하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사법경찰관리권한을 부여한들 기무사나 국정원, 해군이나 공군, 2014년 세월호 사건을 은폐, 축소 수사한 검찰 등은 절대 손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기간 연장이 핵심인 사회적참사특별법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이다. 세월호 사건 공소시효가 4개월여 남은 상태이나 사회적참사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세월호 사건은 바로 과거사가 된다. 이런 이유로 사회적참사특별법의 개정은 절대되면 안되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공소시효가 더 줄어들기 전에, 세월호사건 관련 증거들이 더 폐기되어 사라지기 전에, 세월호 사건이 과거사가 되기 전에 문재인대통령에게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오늘도 청와대앞에서 노숙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유민아빠가 46일동안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단식을 진행했다. 그리고 촛불을 들어 정권을 바꾼 지금 또다시, 세월호 피해당사자인 김성묵씨가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33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