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소년원 햄버거' 비용, 업무추진비에 없는데 어디서 나왔나

조강수 2020. 11. 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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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와 방문, 햄버거 등 돌려
"장관 특활비 외형상 0원 해놓고
다른 부서 특활비 전용 의혹"
법무부 "291만원은 인건비, 특활비 안써"
설날이었던 지난 1월 2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당시 차관이 서울소년원생들로부터 세배를 받고 있다. [유튜브 캡처]

“올해 초 취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 특활비를 배정받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진행한 법무부·대검찰청 소관 특수활동비 집행 관련 문서 검증이 끝난 직후 법무부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공식 알림 문자메시지다. 추 장관은 검찰 특활비를 한 푼도 가져다 쓰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러자 올해 설날인 1월 25일 추 장관이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과 함께 서울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을 방문했을 때 쓴 돈은 어디서 나온 것이냐는 의문이 즉각 제기됐다.

전날 법사위 특활비 검증에 참여했던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법무부 장관은 통상 일선 검찰청, 소년원 등을 방문할 때 격려금을 건넨다. 그렇다면 사비를 썼다는 이야기? 미담?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당시 추 장관과 김 전 차관은 설을 맞아 소년원생 격려차 이곳을 찾았다. 소년원생 전원에게 햄버거를 선물하고 재소자 4명에게 세배를 받으며 문화상품권이 든 봉투를 건넸다. 이후 함께 떡국을 먹었다. 이 장면을 찍은 영상은 ‘엄마 장관과 아빠 차관, 서울소년원에 가다’라는 제목으로 법무부가 운영하는 유튜브·페이스북 등에 게재됐다.

김 차관이 소년원 재소자에게 “졸업식할 때 어머니도 오셔?”라고 묻자 재소자가 머뭇거리는 장면도 나왔다. 이에 “정당 홍보 영상 같다” “미성년 재소자 인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렇다면 당시 소년원 방문 소요 경비는 얼마일까. 일단 법무연감통계를 확인해 보니 서울소년원 수용인원은 2019년 기준 172명이었다. 이들 전원에게 5000~6000원대 햄버거를 줬다면 대략 80만~100만원가량이 든다. 문화상품권도 주고 떡국도 제공했다니 액수는 20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

이때 경비와 가장 연관이 있어 보이는 단서가 법무부 특활비 검증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조수진 의원은 “2020년도 지출 항목에 ‘1월 15일 서울소년원 291만9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며 “특활비 검증 현장에 법무부가 내놓은 자료이니 특활비 아니냐. 만약 열흘 뒤인 설날에 이 돈을 썼다면 편법 전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올해 범죄예방정책국 특활비는 1억5700만원이었고 이 중 소년원생 수용 관련은 4800만여원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장·차관의 올해 1~2월 업무추진비 내역을 확인했더니 소년원 방문 경비는 없었다.

조 의원 측은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며 “만약 추 장관이 소년원 특활비를 돌려 쓴 것이라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사비를 썼다면 미담으로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당시 햄버거 대금이 특활비에서 지급되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조 의원이 특활비 지출이라고 주장한 291만 9000원은 서울소년원 사회복무요원 인건비이며, 햄버거 대금이나 특활비와는 전혀 관련없는 지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야당 “청와대 등 특활비 국조 특위를”=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특위를 만들어 법무부·검찰뿐 아니라 청와대·국정원 등 특수활동비(특활비) 전반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자”고 말했다.

그는 “추 장관이 광인전략(미치광이 행세로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이날 “법무부 검찰국에 대검 특활비를 배정한 것은 국고 손실”이라며 추 장관과 검찰국장을 고발했다.

조강수 사회에디터 pinejo@joongang.co.kr



알려왔습니다

중앙일보는 11월 11일
「추미애 ‘소년원 햄버거’ 열흘 전 법무부 특수활동비 291만원 지출」

제하 기사에서 "올해 1월 법무부 장관의 서울소년원 방문 시 소년원생들에게 제공한 햄버거, 떡국 등의 경비는 특활비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소년원 방문 예산은 기관 운영 경비와 직원들의 성금이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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