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동전 속 이순신 얼굴 결국 바꾼다..5000원·1만원·5만원권도 교체할 듯
100원 주화에 사용한 이순신 영정 사진이 바뀐다. 친일 의혹이 있는 화가가 그렸다는 게 이유다. 같은 맥락으로 5000원권·1만원권·5만원권 도안도 순차적으로 교체한다. 새 주화와 지폐를 받아보기까진 4~5년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10일 한국은행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순신 표준영정 지정을 해제하면 100원 주화 도안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표준영정은 선현의 영정이 난립하는 걸 막기 위해 문체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말한다. 한은은 화폐의 공공성을 고려해 이 표준영정을 화폐 도안으로 사용해왔다. 표준영정 지정이 해제되면 화폐 속 도안도 바꾸겠다는 것이다.
100원 주화 속 이순신 영정 사진은 친일 행적 화가 장우성 화백이 그렸다. 5000원권(율곡 이이), 1만원권(세종대왕), 5만원권(신사임당)에 그려진 정부 표준영정의 작가도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됐다. 이이와 신사임당 영정은 김은호 화백이, 세종대왕 영정은 김기창 화백이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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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 교체하려면 4700억원 들 것으로 예상
가장 먼저 바뀌는 건 100원 동전이다. 이 영정은 1983년부터 100원짜리에 새겨져 왔다. 한은 관계자는 “충무공 영정의 표준영정 지정 해제 여부가 가장 먼저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100원짜리는 현재 동전을 녹여서 새로 만들면 되므로 크기나 재질을 바꾸지 않는 이상 교체에 큰돈이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5000원권, 1만원권, 5만원권 지폐는 아직 표준영정 지정 해제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충무공 영정 외에 나머지 친일 논란이 있는 화가가 그린 영정 13위를 소유주의 신청 없이도 문체부가 지정 해제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친일 화가의 영정이 쓰인 은행권도 표준영정 지정이 해제되면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3종의 지폐를 바꾸는 데는 약 4700억원의 돈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실제 국민이 새 돈을 사용하기까진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일단 문체부가 새 표준영정을 확정하는데 2~3년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은 관계자는 “새 영정을 확정해도 디자인 변경·확정과 적용, 이후 승인 절차 등을 고려하면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은은 이토 히로부미의 글씨가 담긴 본관 머릿돌을 두고 문화재청과 처리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처리 방법으로는 머릿돌의 철거, 머릿돌 속 글씨를 지우는 삭제, 다른 돌로 현재 머릿돌을 가리는 복개(覆蓋),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 설치 등 4가지가 거론된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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