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서 거북이 뒤집혔다" 조롱전화 쏟아진 백악관 핫라인

이민정 2020. 11. 1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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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복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부정선거 신고를 받는다며 개통한 백악관 핫라인에는 제보 대신 장난 전화가 쏟아진다. 트럼프를 대신해 무더기 소송에 나선 변호인단도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선캠프의 부정선거 신고 핫라인에 장난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ABC뉴스는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가 선거 조작의 증거를 모으겠다며 개통한 핫라인에 하루 수백 건의 장난 전화가 들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핫라인은 악몽으로 변했고, 곧 백악관 근무가 끝나는 직원들은 조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와 틱톡에는 장난 전화 현장을 녹화한 영상이 줄지어 올라왔다. 핫라인으로 전화를 건 뒤 조 바이든 후보 당선에 축하 인사를 건네거나 우스꽝스러운 효과음을 들려주고는 끊어버리는 식이다.

“투표소에서 커다란 거북이가 뒤집어지는 걸 봤다”며 엉뚱한 제보를 하는 사람도 있다. CNN 앵커 앤더스 쿠퍼가 생방송 중 선거 불복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뒤집힌 채 발버둥 치는 살찐 거북이"라고 조롱한 데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와 틱톡에는 백악관 부정선거 신고 핫라인에 장난전화를 거는 영상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캡처]


미국 유명 코미디언인 알렉스 허쉬와 닉 루츠코도 가세했다. 이들은 투표소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뜬금없이 “루돌프 줄리아니(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가 거기 있나요?”라고 묻거나 “우편 투표용지를 잃어버리지 마세요”라고 호통을 친다.

장난전화 공세에 트럼프 캠프 측은 이날 핫라인 번호를 바꿨다. 일부 백악관 직원들은 트위터를 통해 장난 전화를 멈춰달라며 읍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장난 전화 공세의 배경에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부정선거 신고를 가로막기 위해 스팸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조경업체 '포시즌스'의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루돌프 줄리아니 등 트럼프 변호인단도 온라인상에서 희화화되고 있다. 특히 '포시즌스 기자회견 소동'이 회자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트위터에 “변호인단이 필라델피아 포시즌스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언론의 문의가 쇄도하자 필라델피아의 포시즌스 호텔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호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으며 우리 호텔과는 관련이 없다”고 공지했다.

알고 보니 기자회견 장소는 호텔이 아닌 조경업체 ‘포시즌스’의 허름한 주차장이었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는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포시즌스'를 두고 혼선이 일자 필라델피아 포시즌스 호텔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의 기자회견과 우리는 관계 없다″고 밝혔다. [포시즌스 호텔 트위터 캡처]

온라인상에 당시 기자회견 사진이 퍼지자 "포시즌스 호텔을 잡으려다 엉뚱한 곳을 예약한 것 아니냐", “무능한 패자들의 기자회견 장소로 이보다 적절한 곳이 없다"는 조롱성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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