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장서도 귀하신 서울 아파트..감정가 1.5배로 팔리기도
7월 이후 4개월 연속 매물 60건
서울 아파트는 귀한 몸이 됐다. 몸값이 나날이 치솟고 있어서다. 부동산 경매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매각가율)이 2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법원 경매에 나오는 매물은 줄었는데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해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법원경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11.8%로 나타났다. 감정가를 웃도는 값에 주인을 찾았다는 이야기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1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10월에 낙찰된 서울 아파트 44건의 낙찰가 총액(448억원)은 아파트를 포함한 전국 주택 낙찰액(4309억원)의 10%를 넘길 정도다.
경매 물건이 감소한 점도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경매 시장에 나온 물건은 59건에 불과했다.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60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평균 경매 진행 건수(89건)에 비하면 30% 이상 줄어들었다. 경매 물건이 줄어드는 것은 일반적으로 주택 매매시장에서 집값이 오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매로 값싸게 넘기기보다 매매시장에서 파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물건은 부족하지만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보니 낙찰률(매각률)도 지난 7월 이후 70%를 웃돌고 있다. 예컨대 법원 경매에 매달 60건의 물건이 나오면 42건은 새 주인을 찾았다는 얘기다.
지난달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아크로빌(전용면적 190㎡)은 감정가(12억9500만원)의 151%인 19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서울 내 낙찰가율 1위 아파트다. 그 뒤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뉴서울아파트(전용 51㎡)가 차지했다. 9명의 입찰자가 경합 끝에 감정가(3억100만원)를 훌쩍 뛰어넘는 136%인 4억1000만원에 팔렸다.
감정가는 물론 시세를 넘어선 낙찰가도 나왔다. 지난달 13일 경매에 나온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전용 141㎡)는 5명 입찰자 중에서 최고가 28억688만원을 써낸 사람이 가져갔다. 감정가(22억1000만원)의 127%다. 지난 7월 초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일반 매매시장에서 27억원(국토부 실거래가)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 이상 비싸게 팔린 것이다.
경매 시장 전문가들은 한동안 서울 아파트에 투자자가 몰릴 것으로 봤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최근 서울 아파트는 월별 경매 진행 건수가 60건도 안 되는 품귀 현상 속에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상당수가 서울 아파트값(시세)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감정가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현 EH연구소 대표 역시 “최근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자가 경매시장까지 몰리면서 서울 아파트가 인기 매물로 자리잡혔다”고 덧붙였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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