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박멸해달라"..대전에 '윤석열 응원 화환' 2탄 떴다

신진호 2020. 11. 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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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지지모임 '법치 바로 잡아달라' 응원
대전지검 5~6일 산업부·한수원 등 압수수색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에 검찰을 응원하는 화환이 등장했다.

월성 원전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대전지검에 검찰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였다. 신진호 기자


9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고검·지검 청사 정문 입구에 ‘대한민국 법치를 바로 잡아 주세요’라는 문구의 대형 화환이 놓였다. 대전고검·지검 청사에 검찰을 응원하는 화환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지키자 하트 밴드회원 일동’ 명의로 된 화환은 고검·지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이날 오전 8시30분쯤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환에는 ‘대한민국 검사님 하트 권력을 남용하는 기생충 박멸하여 주십시요’라는 문구도 씌어 있었다.

검찰 안팎에서는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5일 산업통상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전격 압수 수색한 것과 관련, 대전지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윤 총장 지지 모임의 행동으로 보고 있다. 이날 대검찰청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 100여 개가 놓인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대전지검은 화환이 1개여서 통행에 방해를 주지 않는 데다 외부로부터 ‘화환을 치워달라’는 민원도 접수되지 않은 만큼 화환을 치우지 않기로 했다. 청사 방호와 관리에 문제가 되지 않는 점도 고려했다.

지난달 29일 대전고검.지검을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일선 검사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6일 압수 수색을 마친 대전지검은 증거품 목록을 정리하는 대로 본격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이 압수한 자료에는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데 참여한 산업부 직원 출입자 명단도 포함됐다. 검찰은 앞서 감사원으로부터 수사의 핵심 자료를 넘겨받았다.

대전지검의 압수 수색에 대해 정부와 여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격해 정부를 흔들려는 야당의 전략에 윤 청장과 검찰이 호응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여권 인사는 윤 총장의 사퇴도 거론하는 상황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기획수사’와 ‘특수활동비’를 언급하며 윤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다시 방문, 신임 차장검사 1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선다. 윤 총장의 법무연수원 강연은 지난 3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강연은 월성 원전 1호기 수사와 검찰 특수활동비 조사를 둘러싼 논란 속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초임 부장검사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검찰 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살아 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강연 이후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윤석열 총장이) 특활비를 주머닛돈처럼 사용한다”고 언급한 뒤 이튿날인 6일 대검 감찰부에 대검찰청 등의 특수활동비 지급과 배정 내역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대전·진천=신진호·최종권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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