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소송 개시한 트럼프, "자신이 지명한 대법관 배럿에 당할 것!"

강남규 2020. 11. 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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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근무한 하버드 법대 노아 펠드먼 교수 전망
"배럿은 정파적 보수가 아냐, 근거 요구할 대법관"
그러나 트럼프가 제기한 소송엔 "근거가 없다!"
에이미 코니 배럿의 연방 대법관 취임 선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어코 시작했다. 펜실베이니아 등 4개 주에서 줄줄이 선거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예상됐던 사태 진전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변호사들이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 이어 조지아 주에서 개표 과정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위스콘신 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하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펜실베이니아 소송은 대법원이 담당
미 CNN 등 언론이 주목하는 소송은 선거인단 20명이 배정된 펜실베이니아 투표와 개표 과정에 관한 것이다. 트럼프가 미 연방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다.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스스로 생각하기에 앞마당과 같은 곳이다. 그가 직접 지명해 상원 인준을 받은 대법관이 3명이 있다. 특히 최근 그는 민주당의 반발 속에 에이미 코니 배럿을 대법관에 앉혀놓았다.

현재 대법관은 모두 9명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지명한 3명, 빌 클린턴이 지명한 1명, 버락 오바마가 지명한 2명, 트럼프가 지명한 3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법관의 성향을 무 자르듯이 쉽게 분류하기는 어렵다. 다만, 보수 성향이 6명, 진보 성향이 3명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의 소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9명 가운데 최소 5명이 그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

미국 연방대법관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트럼프의 펜실베이니아 소송전은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우편 투표를 문제 삼아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다 4일(현지시간) 개표를 중단해달라는 소장을 추가로 제출한 것이다.


트럼프의 대법관 배럿이 시달릴 평판 리스크
지난달 대법관들은 펜실베이니아의 우편투표 도착시한 연장을 무효화시켜 달라는 트럼프 소송에 대해 4대4로 무승부 판단을 내놓았다. 트럼프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시한 연장을 정당화해주지도 않았다.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발생했다. 트럼프가 지명한 배럿이 지난달 27일 대법관에 취임했다. 문제의 펜실베이니아 판결 직후다. 트럼프가 배럿을 믿고 승부를 걸고 있는 셈이다. 배럿이 자신의 편이 되줄 것이란 믿음에서다.


"배럿은 이념적 보수일 뿐"
그런데 하버드대 노아 펠드먼 교수(법학)는 배럿이 트럼프에 보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4일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에 쓴 칼럼에서다.

미국 하버드 법대 노아 펠드먼 교수


펠드먼 교수는 “배럿이 트럼프 손을 들어주면, 남은 인생 내내 ‘대법관을 시켜준 사람에게 대통령직을 준 인물’이란 평판 리스크(reputation risk)에 시달려야 한다”며 “그가 평판 리스크를 감수할 것 같지 않다”고 봤다.

특히 펠드먼 교수는 “배럿은 이념적인 보수이지, 정파적인 보수는 아니다”며 “이런 그가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보수 이념에 걸맞은 근거를 요구할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런 근거가 없다"고 봤다.

펠드먼 교수는 상아탑의 이론가는 아니다. 그는 부시가 지명한 데이비드 수터 전 대법관을 보좌하며 연방 대법원의 실무와 분위기를 아는 법학자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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