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조롱한 주진우 라디오..KBS노조 "공영방송서 저질 배설"
KBS 공영노조가 2일 성명을 내고 KBS 1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 방송을 주씨의 도구로 만들었다면서 KBS 경영진도 도마에 올렸다.
공영노조가 이날 성명에서 특히 문제 삼은 건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온 지난 29일 전파를 탄 주진우씨의 발언이다.
주씨는 당시 방송에서 “존경하는 이명박 각하께”로 시작하는 편지를 낭독했다. 공영노조가 성명에 인용한 주씨의 편지는 다음과 같다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또 신기의 도술을 부릴까 봐 감옥에 갔다가 또 나올까 봐 정말 제가 감옥 가는 재판을 받을 때보다 더 떨렸습니다, 오늘 아침. 대법원 판결을 보고 오늘 하신 말씀 역시 각하다웠습니다. 법치가 무너졌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그 말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법치가 MB 때 무너졌잖아요. 그리고 진실을 반드시 밝혀서 해외 비자금 반드시 찾아와서 그거 다 바치겠습니다. 명령으로 삼겠습니다. 각하를 거울삼아 더욱더 꼼꼼하고 치열하게 살겠습니다. 이 땅의 정의를 위해서 각하 17년 감방생활 건강하고 슬기롭게 하셔서 만기출소 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각하, 96살 생신 때 뵙겠습니다”
자신이 진행하는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대놓고 조롱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공영노조는 성명에서 “공영방송의 품위와 미덕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며 “사실상 정권을 기획한 그룹의 일원이 자기 멋대로의 편견과 조롱을 이렇게 마음껏 발산하는데 KBS가 도구로 사용되도록 허용하고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또 공영노조는 “주진우의 편지는 조롱과 빈정거림, 자신의 견해는 무조건 옳다는 오만과 편견, 상대방의 행위는 모두 잘못된 것이고 자신들은 그들을 단죄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새로운 권력에 의해 재편된 대법원의 단죄를 받은 권력지형의 패배자에게 마음껏 침을 뱉어주고, 정적을 능욕하는 쾌감을 한껏 누리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에게 바치는 주진우의 편지를 그의 팬들이 좋아하는 팟캐스트에서 방송한다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따위 분풀이식 모욕과 저질 빈정거림의 배설이 자칭 공영방송 KBS의 전파를 타고, 그것도 공영방송이 위촉한 고정 진행자 자신의 입으로 방송된 행위를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라고 되물었다.
공영노조는 주씨의 이런 발언을 ‘배설’이라 칭하며 “주진우의 배설이 가져올 효과는 너무나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좌우의 간극은 더 벌어지고,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상대방을 악마화 하고 기회가 되면 보복을 해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게 할 뿐”이라면다.
그러면서 공영노조는 “주진우를 앞세우는 KBS가 권력의 주구(走狗·사냥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주진우와 같은 황색 저널리즘을 용인하는 한 KBS의 시사보도는 영원히 주구저널리즘의 낙인을 면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따위 식으로 정권의 충견 노릇을 자처하면서 수신료 현실화를 논하는 것 역시 허황된 망상이라는 것 역시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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