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에 팩스·도장·쌍안경..일본은 굳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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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990년대 아날로그 구식 행정을 디지털화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효율성 낮은 정·관계 '코미디 행정'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닛케이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이 공무원들의 업무와 관련한 실태 조사를 지시했으며 일본 정부가 텔레워크와 화상회의 정착, 날인·대면 업무와 종이 문서 등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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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990년대 아날로그 구식 행정을 디지털화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효율성 낮은 정·관계 ‘코미디 행정’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메일로 이미 보낸 문서를 굳이 팩스로 다시 보내달라는 국회의원의 행동이 대표적이다.
1일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따르면 청원자는 일본 각 성·청(중앙 행정기관)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완전히 닫아달라고 요청하면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워크 라이프 밸런스’라는 컨설팅 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가 공무원의 업무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6∼7월 실시한 조사였다.
결과를 보면 국회의원과의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 팩스에서 이메일로 바뀌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86.1%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조사에 참여한 농림수산성의 한 30대 공무원은 “이메일로 보낸 것과 똑같은 자료를 팩스로 다시 보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국회의원에게 현안을 설명하는 방식이 전화나 온라인 대화로 바뀌었느냐는 물음에는 83%가 ‘그렇지 않다’는 취지로 답했다. 내각부의 한 40대 공무원은 “긴급사태 선언 중에는 기본적으로 텔레워크였지만 국회의원에게 설명하기 위해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비판했고, 20대 재무성 직원은 “온라인화가 전혀 진전하지 않아 ‘3밀’(밀접·밀집·밀폐) 상태에서 설명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15명 이상이 회의실에서 무릎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앉아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의 질의도 아날로그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국회는 관리나 각료에 대한 질문을 해당 회의가 열리기 이틀 전까지 통보하도록 여야 간에 합의했지만 질의서가 늦게 도착해 담당 공무원이 심야까지 대기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구시대적 행정 관행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일본 회사들은 결재 서류에 도장을 찍고, 도장을 꼭 찍어야 하는 정부 절차도 1만 가지가 넘는다. 특히 지난 4월 도쿠시마현은 고속도로·나들목 등에서 외부 차량 유입 정도를 조사하면서 쌍안경이나 맨눈으로 차량 번호판과 차종을 식별한 뒤 종이에 수기로 결과를 기재해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스가 정권이 취임 후 정·관계의 해묵은 관행을 디지털화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닛케이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이 공무원들의 업무와 관련한 실태 조사를 지시했으며 일본 정부가 텔레워크와 화상회의 정착, 날인·대면 업무와 종이 문서 등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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