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문재인 정권 거의 모든 게 내로남불, 정리하다 포기"
"착한 권력 외치다 내로남불 화신돼
지지층, 정의 앞세워 반대편 공격
386, 학벌자본으로 강남좌파 변신"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사례를 일일이 정리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중략) 거의 모든 게 내로남불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대표적 진보 논객인 강준만(64) 전북대 교수가 신간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인물과사상사)에서 “착한 권력을 표방했거니와 자신들에겐 그런 DNA가 있다고까지 큰소리친 권력 집단이 내로남불의 화신이 될 때 어찌해야 할까”라며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 교수는 이 책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훗날 권력 연구에 큰 기여를 한 정권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벌어진 일련의 크고 작은 ‘정치적 전쟁’은 수많은 명망가를 권력투쟁의 졸(卒) 또는 사적 이해관계나 정실에 얽매인 ‘부족주의 전사’로 전락시키는 데에 큰 기여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왜 부패는 권력의 숙명인지’ 등 ‘왜’로 시작하는 제목을 단 50개 챕터에서 한국의 전·현 정부를 평가했다. 강 교수는 특히 문재인 정부와 강성 지지층이 스스로를 ‘선한 권력’이라고 지칭하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외면·훼손하는 점에 주목했다.
“문재인은 착하고 선한 이미지로 지지자들의 사랑을 받는 역할을 하는 반면 문재인 정권의 실세 또는 실세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은 선과 정의의 이름을 앞세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거칠게 공격하는 데에 집요한 면모를 드러낸다.”
강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주축을 구성하면서 기득권층이 된 이른바 386 운동권 세력도 비판했다.
“정관계에 진출한 운동권 386은 대부분 막강한 학벌 자본을 자랑하는 사람들인지라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인맥의 혜택을 누리면서 강남 좌파로 변신하게 된다. 이들의 일상은 ‘내로남불’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기회만 있으면 ‘민주화 운동’이라는 훈장을 휘두르면서 도덕적 우월감을 과시하는 이들에게서 ‘겸손’을 찾기는 어렵다.”
여권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선 “개혁 진보 진영 내에서도 ‘민주주의에 있어 지극히 위험한 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물론 문재인 정권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 법에 반대하면 수구 기득권 세력이라는 딱지 붙이기에만 열을 올려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편 가리지 않고 법 적용이라도 공정하게 하면 모르겠는데 그건 전혀 딴판이다”라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일부 개혁 진보 진영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등을 돌리게 한 요인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사태와 안희정·박원순 등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태도를 꼽았다.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임명하자 "개자당(자유한국당의 비하 표현) 니네들, 다 죽었다”고 환호하던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은 조국 사태가 터지자 윤석열을 ‘개자당’과 연계해 맹폭격했다. 조국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기사나 칼럼에 달린 댓글들엔 어김없이 이 ‘개자당’ 타령이 반복되었다.(중략)그런 이분법은 문재인 지지자들의 대체적인 사고방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별적 침묵’도 자주 논란거리가 된다.(중략) 문재인의 ‘페미니스트’와 ‘성 평등’ 개념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그의 침묵 역시 권력의 최후 무기인가? 과연 무엇을 위한 무기인가?”
강 교수는 1990년대부터 사회비평지 『인물과 사상』 등을 통해 한국 정치·사회에 대한 분석과 비평작업을 해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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