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꿀 사용법
‘꿀맛’이라는 단어가 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우리는 꿀 앞에 대동단결하여 하나의 맛을 떠올린다. 꿀은 벌이 꽃에서 벌집으로 옮긴 노동의 산물이다. 벌들이 꿀을 채집한 지역과 시기에 어떤 꽃이 많이 피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확확 달라진다. 그럼에도 우리가 꿀맛을 비슷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미각이 둔해서가 아니다. 대량 유통하는 꿀이 벌에게 설탕 물을 먹여 생산한 사양 꿀이거나 다양한 지역에서 수집한 꿀을 한데 섞는 동시에 농도를 맞추기 위해 후가공을 거치기 때문이다. 맛이 엇비슷하니 집집마다 꿀을 한 종류만 구비해서 사용한다. 벌이 꿀을 빨아 가져오는 원천인 ‘밀원’에 따라 꿀이 얼마나 다양한 풍미를 띠는지 안다면, 더 이상 꿀을 한 종류만 비치해 두지 못할 것이다.


어니스트허니 피나무꿀 고급 향료로 쓰이기도 하는 피나무 꽃은 향이 무척 진해 꿀벌들이 십 리 밖에서도 찾아온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Bee Tree’라고 부르기도. 오랜 비행을 감내할 정도로 꿀벌들이 아끼는 피나무꿀을 사람이라고 마다할 리 없다. 입에 밸 듯 꽃향기가 진득하며 기분 좋은 산미와 함께 살짝 맵싸한 맛이 나기도 한다. 언뜻 잘 고은 조청 같다.

워커비 바닐라꿀 꿀도 인퓨징한다. 트러플 조각을 넣어 인퓨징한 꿀도 있다. 워커비는 잡화꿀 혹은 아카시아꿀에 생강과 레몬, 장미, 바닐라 등의 부재료를 넣어 꿀의 풍미를 다양화한다.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 빈을 통째로 넣은 바닐라꿀은 눈도 즐겁다. 살짝 물고 향이 순한 꿀에 온화한 바닐라 향을 더해 한번 맛보면 당장 팬케이크를 굽고 싶어진다.

대니시비키퍼스 봄꿀 최근 들어 ‘크림드허니’라는 단어를 종종 듣는다. 이는 결정화가 이뤄져 크림처럼 밀도가 높은 꿀을 뜻한다. 대니시비키퍼스는 덴마크 로모 섬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에 계절적 특성을 더해 꿀을 특화했다. 계절별로 섬 일대에 피고 지는 꽃이 다르니 질감부터 풍미까지 차이를 보인다. 특히 일년생 풀인 유채 꿀이 많이 섞인 봄꿀은 결정화가 빠른데, 이때 덴마크의 양봉 전문가가 숙련된 기술로 결정을 잘게 쪼개 부드러운 질감을 완성하는 것이 키포인트. 가만히 집에 앉아 낯선 땅의 계절을 만끽한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구미가 당긴다.

잇츠허니 섬진강꿀‘로 허니(Raw Honey)’임을 강조하는 제품. 잇츠허니가 정의한 로 허니는 꿀벌이 꿀을 저장한 후 날갯짓으로 수분을 날린 다음 이를 밀랍으로 밀폐하여 숙성하기까지 기다렸다가 채집하는 것.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섬진강꿀에는 하동 인근에 흐드러지게 핀 산딸기와 매실 향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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