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메인 뉴스 '수어 통역', 변화는 좋지만 여전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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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지상파 3사 저녁 메인 뉴스에 수어 통역 서비스가 실시되었다.
지상파 3사 저녁 메인뉴스의 수어통역 실시에 환영하는 마음이지만 아직도 변함없다는 기분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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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샛별 기자]
▲ SBS뉴스 수어통역사 화면이 너무 작은 비율이다. |
ⓒ 이샛별 |
▲ SBS뉴스 수어통역사 화면에 비해 MBC수어통역사 화면은 적당한 편이다. |
ⓒ 이샛별 |
지난 9월부터 지상파 3사 저녁 메인 뉴스에 수어 통역 서비스가 실시되었다. 그러고 난 얼마 전 저녁 뉴스를 시청하던 중이었다. 필자는 지상파 뉴스 중에서 SBS뉴스를 더 챙겨 보는 편이다. 그 이유는 뉴스 배경그래픽과 시각적 자료가 돋보여 뉴스 화면을 보는 데에 다채로운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 바로 KBS와 MBC 저녁 뉴스의 수어통역사 화면 비율에 비해 SBS가 현저히 작았기 때문이다. 기본권 중의 기본권인 '시청권'을 더욱 침해받는 기분이 들었다.
수어통역사도, 농인도 모두 비슷한 기분일 것이다. 수어통역사의 입장에서는 뉴스를 보고 있을 전국의 농인들을 위해 애써 수어통역을 전달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모습이 뉴스 아나운서 모습보다 훨씬 더 작고,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을 것이며, 농인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로 미간을 찌푸릴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봐야 할 정도의 화면 비율에 힘들었을 것이다. 지상파 3사 저녁 메인뉴스의 수어통역 실시에 환영하는 마음이지만 아직도 변함없다는 기분은 여전하다.
지금까지 방송 프로그램에서 수어통역이 제공되는 비율은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 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가 준수해야 할 장애인 방송물 제작·편성 비율은 ▲ 자막방송 100% ▲ 화면해설방송 10% ▲ 수어통역방송 5%로, 수어통역방송이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한다.
농인 시청자들도 정보 제공을 통해 생명을 지킬 수 있고 안전한 삶을 구현할 권리가 있음에도 이러한 문제점 앞에서 어떤 심정인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바꾸어 헤아려 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역지사지'처럼 방송사들이 농인 시청자들의 입장을 대신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온통 외국어 내레이션 뿐인 영화에서 한국어로 통역하고 있는 통역사가 화면에서 개미만큼 보인다면 어떻겠는가. 아주 답답하고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를 것이다.
이처럼 지금보다 훨씬 더 개선된 방송환경을 구축하면서 농인 시청자들의 기본권에 대해서도 고려해주면 좋겠다. 문제점이 발견된 이후에야 후속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시청자 계층을 고려한 유니버설 형식의 방송시스템이 구축되면 어떨까 하는 일말의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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