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개면 괜찮다고? 30대 남성 양쪽 다리 물어 뜯은 '말티폼'
경기 파주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개천절인 3일 30대 남성이 작은 개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덩치 큰 맹견 중심의 관리 정책과 ‘작은 개는 괜찮을 것’이라는 인식을 깬 사고다.
6일 경기 파주경찰서는 반려견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과실치상)로 60대 여성 견주 A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쯤 경기 파주시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자신이 키우는 개인 ‘말티폼(Maltipom)’ 관리를 소홀히 해 B씨(33)의 허벅지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말티폼은 몰티즈와 포메라니안을 교배시킨 '믹스견'이다.
![지난 3일 오후 5시쯤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에서 B씨(33)씨가 개에게 물려 사고를 당했다. [B씨측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10/06/joongang/20201006172919548tlcc.jpg)
사고 당시 A씨는 개 목줄을 잡고 있었지만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두 마리가 동시에 B씨를 향해 뛰어드는 바람에 사고를 막지 못했다. 개는 입마개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이 말티폼은 몸 높이가 25㎝인 일반 몰티즈보다 덩치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좌우 다리 등이 1~2㎝ 찢어져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받은 직후 B씨는 112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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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물림 사고’ 5년간 25% 증가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개물림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손금주 전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개물림 사고 피해자만 총 1만614명에 달했다. 개물림 사고는 2014년 1889건에서 2018년 2368건으로 급증했다. 5년 간 약 25% 증가한 수치다.
소ㆍ중형견에 의한 사고도 빈번하다. 지난해 7월 기흥구 한 아파트 지하 1층에서 33개월 여아가 키 40cm인 폭스테리어에게 물려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일으킨 개는 12㎏에 달하는 중형견이다. 지난 2017년 한일관 대표가 가수 겸 배우 최시원의 반려견에 물려 사망했을 당시 최씨의 반려견도 소형견인 프렌치 불도그였다.
![2017년 서울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 씨가 슈퍼주니어 멤버 겸 배우 최시원 가족의 프렌치불도그에 물리는 모습 [연합뉴스=SBS뉴스 캡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10/06/joongang/20201006172919778njvo.jpg)
사고는 늘고 있지만 중·소형견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부실하다. 현행법엔 맹견에 대한 규제만 명시하고 있다. 동물보호법 제13조의2(맹견의 관리)에 따르면 견주는 3개월 이상인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하거나 맹견의 탈출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정한 이동장치를 해야 한다. 정부가 지정한 맹견 종류는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탠퍼드셔 테리어, 로트와일러 등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맹견 5종 수는 전체 반려견 중 1%도 되지 않는다. 99% 일반견에 대한 입마개 규제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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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견도 관리 필요”
국회에서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개물림 사고를 막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법안은 맹견으로 분류되지 않은 반려견이 사람 또는 다른 반려견에게 중대한 피해를 준 경우 공격성 평가를 통해 맹견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맹견 출입을 금지하는 공간에 노년층이나 장애인이 생활하는 노인 여가ㆍ장애인 복지시설을 추가했다. 최근 개물림 사고로 80대 노인 등 고령층이 사망한 것을 고려한 조치다.
전문가는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견주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노정한 월드애견스쿨 소장은 “소ㆍ중형견들도 사회화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 본능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사고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무작정 입마개를 채우기보다 견주가 반려견에 대한 기본 상식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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