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으로 뒤엉킨 유해.. 처참한 모습에 발굴단마저 눈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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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골령골 유해발굴을 하는 공동조사단 발굴단원들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전 동구청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아래 공동조사단)은 지난 22일부터 40일간의 일정으로 대전 골령골(동구 낭월동 13번지)에서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을 벌이고 있다.
이번 유해발굴은 골령골 평화역사공원 조성을 위해 예정 터 내 유해 수습을 위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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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 폭 2m , 길이 4m 공간에서 드러난 유해는 5-6명에 이른다. 사방으로 유해의 방향이 흩어져 있다. |
ⓒ 심규상 |
▲ 군경이 민간인을 총살한 후 시신을 구덩이 안으로 던져 놓았다. 이 사진은 1950년 7월 당시 대전 골령골 학살현장으로 미 대사관 무관 중령 밥 에드워드(Bob E. Edward)가 찍고, 고 이도영 박사가 1999년 말 NARA에서 발굴했다. |
ⓒ 심규상 |
대전 골령골 유해발굴을 하는 공동조사단 발굴단원들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처참한 형태로 유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전 동구청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아래 공동조사단)은 지난 22일부터 40일간의 일정으로 대전 골령골(동구 낭월동 13번지)에서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을 벌이고 있다.
발굴 5일째인 26일, 산자락 바로 아래쪽에 묻힌 유해가 형체를 드러냈다. 지표면에서 불과 30~40cm 아래에 묻혀 있다. 폭 2m, 길이 4m 정도의 좁은 공간에서 드러난 유해는 5~6명에 이른다. 사방으로 유해의 방향이 흩어져 있다. 한 유해는 두개골이 경사면 아래쪽에, 한 유해는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박선주 유해발굴단장은 "앞서 발굴된 유해처럼 살해 후 구덩이 안으로 시신을 내던졌고, 그대로 돌덩이와 흙을 덮은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사람의 유해가 사방으로 뒤엉켜 있어 매우 참혹하다"라고 말했다.
▲ 불과 지표면에서 30-40cm(붉은 원안)아래에서 유해가 드러났다. |
ⓒ 심규상 |
유해를 덮고 있는 대부분은 흙이 아닌 돌덩이다. 부근에서 여러 개의 탄피도 출토됐다.
유해를 수습한 한 발굴단원은 "너무 처참하게 묻혀 절로 눈을 감게 된다"라며 "잘 수습해 얼른 편안한 곳으로 모시고 싶다"라고 말했다.
대전 골령골은 한국전쟁 전후 대전형무소 재소자와 보도연맹원이 군경에 의해 최소 3천 명에서 최대 7천 명이 학살당한 후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번 유해발굴은 골령골 평화역사공원 조성을 위해 예정 터 내 유해 수습을 위해 시작됐다. 행정안전부는 이곳 골령골에 평화역사공원(진실과 화해의 숲)을 조성하기로 하고, 현재 설계 국제 공모하고 있다.
골령골에서는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3차례에 걸쳐 국민보도연맹원과 대전형무소 수감 정치범을 대상으로 대량 학살(1차 : 6월 28~30일, 1400명 / 2차 : 7월 3~5일, 1800명 / 3차 : 7월 6일~17일, 1700~3700명)이 벌어졌다. 당시 가해자들은 충남지구 CIC(방첩대), 제2사단 헌병대, 대전지역 경찰 등이었고, 그들에 의해 법적 절차 없이 집단 살해가 자행됐다.
[관련 기사]
① 대전 골령골 민간인집단희생지 역사공원 설계 국제공모 http://omn.kr/1oy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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