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로 세계정복..상장 초읽기 빅히트엔터 대해부

박수호,박지영 2020. 9. 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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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글로벌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 중 4위.

미국 경제 매체 패스트컴퍼니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에 매긴 순위다. 스냅챗·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 다음인 데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18위), 스마트폰 생태계를 만든 애플(39위)보다도 앞서 있다. 매체는 “BTS가 각종 차트를 석권하는 배경에는 빅히트의 기술과 데이터, 마케팅 노하우가 있다”고 평가했다.

2005년 방시혁 의장이 설립한 빅히트. ‘음악과 아티스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준다(Music & Artist for Healing)’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BTS는 물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등을 품으며 강력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구축했다. 덕분에 상장을 추진하는 빅히트는 하반기 최고 기대주로 꼽힌다.

▶하반기 IPO 진행 어떻게

▷10월 초 일반인도 청약 가능

“빅히트 언제부터 청약증거금 받나요?”

요즘 증권사 일선 창구에서 수시로 받는 질문이다. 빅히트가 9월 초 유가증권 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 연내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이라는 소식에 기관투자자는 물론 개인투자자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빅히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액 2940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BTS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꾸준히 신곡을 발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르며 앨범·음원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유료 랜선 콘서트 역시 동시 접속자 수 70만명을 넘기는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보여준 결과다.

빅히트의 주당 공모가 희망 범위는 10만5000~13만5000원. 발행주식 총수 2849만3760주 대비 25%에 해당하는 총 713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공모가 하단을 기준으로 7486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 이때 시가총액만 3조7405억원에 달한다. 이는 이미 상장돼 있는 SM, YG, JYP 3대 엔터사 시총을 모두 합친 금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만약 공모 예정금액이 상단인 9626억원을 넘기면 SK바이오팜 이후 1조원대 공모 규모의 대형 IPO가 또 한 번 성사된다고 볼 수 있다.

개인 투자자는 얼마나 살 수 있을까.

빅히트는 신주 713만주 중 일반공모에 80%를 배정했고, 우리사주조합에 20%(142만6000주)를 우선 배정했다. 일반공모 80%(570만4000주) 중 기관투자자에 60%(427만8000주)를 가져가면 개인투자자는 신주의 20%, 그러니까 142만 6000주가 돌아간다. 그런데 카카오게임즈 때처럼 수십조원이 몰리게 된다면? 또다시 청약증거금으로 1억원을 넣은 이가 5주 미만만 배정받을 수도 있다. 청약 일자는 10월 5일과 6일 양일로 잡혔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빅히트는 IPO 후 6000억원에 달하는 순현금을 기반으로 탄탄한 재무구조와 성장 여력을 갖추게 된다”고 전망했다.

빅히트의 강점과 약점은 뭘까. SWOT 분석 방식으로 빅히트를 분석해본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S빅히트의 강점

▶BTS와 IP로 승승장구

빅히트의 최대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BTS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괜히 방시혁 의장이 상장 전에 BTS 멤버 7명에게 회사 주식 중 약 4%인 47만8695주를 무상증여한 게 아니다. 빅히트 주식의 상장 가격(1주당 10만5000원~13만5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503억~646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상장 후 주가 상승까지 고려하면 멤버 1명당 얻는 이익은 최소 7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현용 애널리스트는 “누적 음반 판매량 3000만장, 누적 공연 모객 수 500만명에 달하는 K팝 아티스트 BTS를 보유한 것이 큰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BTS 등 소속 아티스트가 기존에 갖고 있던 음반·음원 등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음반·음원은 수익성만 따지면 고마진 사업 부문에 속한다. 여기에 더해 기존의 IP를 활용한 ‘원소스멀티유즈’ 전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연·출연 등 아티스트가 직접 움직여 수익을 내는 매니지먼트, 콘서트 후기를 담은 영화 개봉, MD 굿즈(상품) 제조, 게임 출시 등 다양한 파생상품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지인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스타벅스 등 대형 브랜드와 협업해 기획을 통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기획력이 더 많이 반영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익을 기획사가 가져가는 고마진 사업 분야”라고 덧붙였다.

IP를 활용한 실적은 이미 증명됐다.

빅히트 실적 중 웹툰·책·애니메이션 등 간접상품 수익 비중은 크게 늘어났다. 2017년에는 22.3%에 불과했던 웹툰·책·애니메이션 등 간접상품 수익 비중이 2019년 45.4%로 성장하며 배로 늘어났다. 소속 아티스트의 IP를 활용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BTS와 협업한 상품이 톡톡히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앞다퉈 빅히트와 손을 잡고 있다. 넷마블은 ‘BTS월드’에 이어 BTS와 협업한 두 번째 게임 ‘BTS유니버스스토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BTS가 모델로 활동 중인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휠라 등은 톡톡히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방탄 세계관(BU)을 중심으로 한 ‘특정 팬’ 혹은 마니아 기반 팬덤에서 좀더 보편적인 감성, 팬층을 확보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BTS 포럼’을 기획한 김영미 문화마케팅그룹 머쉬룸 대표는 “이전 곡들과는 달리 좀 더 힘을 빼고 만든 다이너마이트의 세계적인 성공은 대규모 신규 팬을 확보, 팬덤의 질뿐 아니라 양적인 성장까지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빅히트의 약점

▶BTS 의존도 지나치게 높아

빅히트의 약점은 무엇일까.

BTS라는 대들보가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김현용 애널리스트는 “플레디스 인수로 BTS 의존도가 낮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BTS가 매출과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으로 파악된다. 또 2021년부터 멤버 입대 문제가 본격화되는 것도 실적과 투자 면에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인해 애널리스트 역시 “단일 아티스트 리스크가 있다. 약점을 타개하고자 빅히트가 플레디스, 쏘스뮤직 등을 인수해 이익을 추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BTS 단일 의존도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빅히트는 BTS와 2024년까지가 계약 기간이다.

새로운 아티스트 발굴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켜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김영미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나 JYP엔터테인먼트와 비교하면 BTS 이후 성공적인 후속타가 잘 안 보인다는 건 숙제”라고 지적했다.

O빅히트의 기회

▶온라인 유료 콘서트 각광

지난 6월 중순 BTS는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The Live)’를 열었다. 이용권(일반 3만9000원·팬클럽 2만9000원)을 구입하거나 콘서트 전용 URL에 접속한 사람만 75만명을 넘겼다. 티켓 평균 가격과 접속자 수 등으로 미뤄봤을 때 랜선 콘서트 한 번으로 티켓 수익만 260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두 번의 인터미션 동안 BTS가 모델로 선 CF가 중간 광고 형식으로 선보여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빅히트가 ‘방방콘’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온앤오프’ 콘텐츠 유통, 커머스를 병행하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계속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코로나 이후 글로벌 파급력과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온·오프라인 콘서트가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은 빅히트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후속 아티스트 역시 팬덤 형성 후 이런 식의 다양한 시도를 모색할 수 있어서다.

BTS 이후 북미, 유럽 시장 공략 노하우, 방식을 알게 됐다는 점도 빅히트에 기회 요인이다. 김현용 애널리스트는 “이전까지 한류 하면 아시아 기반을 생각했는데 BTS는 북미·유럽 지역에서 스타디움 투어 경험을 가진 유일무이한 아시아 아티스트로 공연 모객의 40%가 이 지역에서 나온다. 이런 노하우가 계속 쌓인다는 점에서 빅히트는 더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빅히트의 위협

▶인적 리스크 조심해야

빅히트가 가진 위협 요소로는 코로나19의 장기화, 연예계 전반에 퍼진 인적 리스크 등이 꼽혔다. 김현용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공연 재개 시점이 지체되면 빅히트 아티스트를 포함해 K팝 가수 전체가 미국·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예계에서 치명적인 인적 리스크 또한 주의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 지인해 애널리스트는 “YG가 ‘승리 사건’ 등으로 치명타를 입은 데서 보듯이 엔터 업종의 주 수익원이 ‘사람’인데 이들이 구설에 오르는 등 인적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그 파급 효과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BTS는 UN 연설에 앞장서는 등 ‘우상’으로서의 아이돌의 의미를 잘 알고 있지만 아티스트의 작은 말실수 혹은 문화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무심결에 하는 행동 등은 글로벌 팬에게 적잖은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빅히트를 비롯한 엔터사가 이런 위기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차세대 BTS’를 키워내는 것은 빅히트의 숙제다. 빅히트 레이블즈에는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여자친구 등의 아티스트가 소속돼 있다. (위)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아래) 여자친구. (플레디스, 빅히트 제공)

▶빅히트, 차세대 BTS 키우나?

▷빅히트 노하우 탄탄

빅히트는 ‘넥스트 BTS’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현실적으로 BTS만큼 파급력 있는 아티스트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우선 앞선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BTS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현재로서는 다른 아티스트가 뒤를 잇는다는 예측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빅히트가 BTS를 키워내며 기른 역량과 인프라, 노하우가 후발 아티스트를 양성하는 데 톡톡히 역할을 할 것이라는 반론도 뒤따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빅히트가 팬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성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팬덤에 대한 노하우 등은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충분히 적용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빅히트의 최대 위협 요인인 BTS 입대를 두고도 긍정과 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린다.

정덕현 평론가는 “입대를 하더라도 멤버 전원이 한꺼번에 입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솔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이후에 BTS가 완전체로 모였을 때 팬들에 대한 파급력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미 대표도 “멤버들 입대가 큰 위협 요소가 될 것 같지는 않다. BTS는 코로나19로 월드투어가 취소되는 상황 속에서도 팬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세계 최대 온라인 유료 공연을 성공했다. 이처럼 빅히트는 BTS와 첨단 기술을 결합해 멤버들이 입대해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빅히트 측은 “외부 M&A를 통한 아티스트 포트폴리오 확장과 자체 창출한 신인 아티스트의 데뷔를 통한 아티스트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이를 통해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향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쏘스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빅히트의 아티스트 라인업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등으로 확대돼 있다. 빅히트 측은 “앨범, 영상 등 콘텐츠 사전 제작, 활동 가능 멤버들을 통한 탄력적 아티스트 운용 등 다방면의 사업적 검토를 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기반 팬 커뮤니티 공간 ‘위버스’, 한정판 굿즈를 판매하는 ‘위버스샵’ 등의 생태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박지영 기자 autum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6호 (2020.09.16~09.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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