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다주택자에게 집 사면 입주권 못 받아
여러 채 다 사거나 공동명의해야
추가 분담금, 재산권 분쟁 소지도
![3년간 23번의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규제끼리 충돌해 집을 팔지 못하는 상황까지 생겼다. 사진은 서울 대표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뉴스1]](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8/25/joongang/20200825000451366rxgh.jpg)
노모(47)씨는 서울 서초구에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다. 2년 전 같은 단지에 살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며 물려준 집을 합쳐 2주택자가 됐다. 주택 보유세는 2018년 1000만원, 지난해 1900만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3700만원 정도 내야 한다. 노씨는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를 팔기로 마음먹고 지난 4월 계약서를 썼다. 하지만 계약은 곧 깨졌다. 매수자가 재건축 후 새 아파트의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다.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1주택자의 집을 사면 새 아파트의 입주권을 받을 수 있지만, 노씨 같은 다주택자의 집을 한 채만 사면 조합원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다. 결국 매수자는 노씨를 상대로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 소송을 제기했다. 노씨는 “대출도 막히고 집도 못 팔고 세금도 못 내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7년 6·19 부동산 대책에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를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같은 재건축 단지에선 여러 채를 보유해도 입주권은 한장만 나온다는 내용이다. 다만 노씨가 사는 단지처럼 정부 대책 발표 전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에는 해당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노씨가 재건축 사업이 끝나기 전까지 집을 팔지 않으면 새 아파트의 입주권 두 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새 아파트의 준공 전에 노씨 같은 다주택자가 집을 팔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 다주택자에게 집을 산 사람은 재건축 조합원 자격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재건축 사업 도중에 조합원 수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조합원이 아니면 새 아파트의 입주권도 받을 수 없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조합원 한 명이 보유하는 아파트들은 하나로 묶인 것으로 본다. 따라서 두 채 중 한 채를 팔아도 지분을 나눠 가진 것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이때 매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는 노씨 같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을 모두 사들이는 것이다. 그만큼 매수자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다. 둘째는 다주택자와 공동으로 입주권을 받는 방법이다. 이 경우 새 아파트 준공 후 소유권 등기도 공동으로 올려야 한다. 모르는 사람끼리 주택을 공동으로 소유하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재산권 다툼의 가능성이 있고 세금 납부의 책임도 꼬이기 쉽다. 재건축 조합에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한다면 누가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도 서로 입장이 갈릴 수 있다.
셋째는 새 아파트 입주권을 포기하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법(현금청산)이다. 재건축 조합은 감정평가사가 평가한 가격을 기준으로 현금청산을 해준다. 통상 현금청산은 새 아파트의 시세보다 싸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선 투자가치가 떨어진다. 재건축 단지에서 집을 살 때는 새 아파트의 입주권을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현금청산을 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유형의 주택 거래를 아예 금지하고 있다. 각종 분쟁이 생길 수 있어서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매수자가 조합원 지위를 얻지 못할 때는 매도자가 보유한 가구 중 일부만 팔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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