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독일·프랑스과 '범죄인 인도 조약' 중단
홍콩이 프랑스 및 독일과 맺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잠정 중단시켰다. 최근 프랑스가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 비준 절차를 중단하고, 독일이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12일(현지시간)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중국 중앙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이날부터 독일과의 조약 및 발효를 앞둔 프랑스와의 조약을 각각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법을 통해 국가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제관례”라며 “독일과 프랑스는 홍콩보안법 등을 핑계로 홍콩과 맺은 범죄인 인도 조약 이행 및 비준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며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국제법 위반 행위로 홍콩 정부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프랑스 외무부는 지난 3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과 위구르족 인권탄압에 반발하며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 비준 절차를 전격 중단한 바 있다. 당시 프랑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홍콩보안법은 1997년 홍콩 반환 당시의 틀을 해치는 것으로, (홍콩인들의) 기본적 권리를 해치는 것”이라면서 “이 법은 홍콩 내 프랑스인들과 우리 기업들에도 직접적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독일도 지난 7월 31일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이런 결정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결정된 것의 후속 조치다. EU는 지난 7월 28일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처우를 문제 삼으며 중국에 대한 수출제한, 범죄인 인도조약 재고, 홍콩 주민의 입국비자 완화, 정치적 망명 활성화 등의 대중 제재를 발표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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