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 부친 "액정 깨진 폰 복원할 것..감독 30분 욕설 있어"
변호사와 최 선수 부친 같이 출석예정
"김 감독 관련 녹취 스마트폰에 있어"
경북경찰청, 팀닥터 안씨 구속 영장
"숙현이가 고등학교 때 겪은 폭행과 가혹행위까지 다 검사님에게 호소할 겁니다."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들의 폭행과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철인3종경기) 소속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1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검찰에서 지난 9일 처음으로 참고인 신분 출석 요청 전화를 받았다. 이번 주중(13~17일)에 변호사와 같이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숙현이는 실업팀(경주시청팀)에 들어가기 전에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경북체고 시절 교내에 있는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당시 가혹행위 등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몸에 잔뜩 멍이 들어서 기숙사에 들어오고, 방에서 자주 눈물을 흘렸다는 교직원의 증언이 있다. 중·고등학교 때 폭행당하는 것을 봤다는 친구의 이야기도 있다"고도 했다. 최씨는 그러면서 "김모 감독과 팀닥터(운동처방사)는 고등학교 때도 숙현이를 지도하면서 늘 가까이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세상을 먼저 등진 딸에게 얼마나 심한 가혹 행위와 폭행이 있었는지를 검사들이 낱낱이 더 밝혀야 한다"는 게 아버지 최씨의 호소다. 대구지검은 지난 6일 최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특별수사팀을 꾸린 상태다. 이 팀에는 아동학대 전담 검사와 전문 수사관이 대거 포진돼 있다.
최씨는 "검찰 출석과 별도로, 이번 주 중에 액정이 파손된 스마트폰을 복원할 방침이다"고 했다. "이 스마트폰에는 2017년 김 감독과 우리 부부, 숙현이가 같이 만났을 때 김 감독이 한 욕설 등이 담긴 30여분간의 녹취가 들어 있다"고 전했다. 녹취는 2017년 4월쯤 생성된 것이다. 최씨는 지난 7일 중앙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2017년 4월쯤 김 감독이 우리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딸의 뺨을 때렸고, 아내에게 딸의 뺨을 직접 때리라고 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최씨는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하는데, 그때 혹시나 해서 녹음해둔 거였다.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요청한다면 증거 자료로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는 22일 국회 청문회가 열린다. 그때 다시 서울에 가서 참관하겠다"고 했다. "잘못을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 가해자들이 내 앞에서 또 어찌하는지를 보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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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청, '팀탁터' 구속영장 신청
경북지방경찰청은 12일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철인3종경기)에서 '팀닥터'로 불린 안모(45)씨에 대해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폭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씨는 물리치료사 자격이 없는 상태로 최 선수를 상대로 의료 행위를 하고 훈련 중 폭행 및 가혹행위, 폭언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치료비 명목의 돈을 여러 차례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안씨가 최 선수 이외에 다른 팀 선수들에게도 불법 의료행위 등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는 경주시체육회의 정식 고용 계약 직원은 아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 선수들에게 임시 고용돼 근무했다. 의사는 물론 물리치료사 면허도 없지만 '팀닥터'로 불렸다. 선수들은 안씨가 미국에서 의사 면허를 땄다고 자신을 소개해 의사로 알았다고 한다. 안씨는 과거 경북 경산시 한 내과의원에서 청소 일을 하면서 물리치료사를 돕는 보조업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구속영장에 적힌 범행 수법·시기 등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아직 피해자들 조사가 계속 더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확인해줄 수 있다"며 "안씨의 경우 잠적 등의 이유 있어 수사상 지난 10일 우선 체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경주=김윤호·백경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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