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해체하고 감독기능 독립"..금융당국 정조준하는 국회(종합)

김효진 2020. 7. 9. 13: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융정책의 입안과 금융감독 기능을 구조적으로 손질하려는 시도가 국회에서 잇따르고 있다.

9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은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능과 금융감독원의 감독 기능을 본질적으로 재편하는 내용의 금융감독원법 제정안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발의를 준비 중이다.

금융위가 수행하는 국내금융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금융감독 기능은 금감원으로 이관하는 게 법안의 뼈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위 기능 이관, 제재심 독립성 강화
정책·감독 본질적 재편 입법추진 잇따라
"금융위·금감원 모두 개혁 도마 오를 수"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정책의 입안과 금융감독 기능을 구조적으로 손질하려는 시도가 국회에서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원회를 해체하는 내용의 입법까지 추진되는 상황이다.

최근 빈발하는 금융사고 및 이에 대한 대응 등을 둘러싸고 금융ㆍ감독 당국을 향한 비판이 높은 데다 내부 파열음까지 불거진 터라 논의가 본격화하면 금융권 전체의 관심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9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은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능과 금융감독원의 감독 기능을 본질적으로 재편하는 내용의 금융감독원법 제정안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발의를 준비 중이다.

금융위가 수행하는 국내금융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금융감독 기능은 금감원으로 이관하는 게 법안의 뼈대다. 아울러 금감원 내에 금융감독 및 금융소비자보호 업무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로 금융감독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금융감독 업무의 경우 지금은 금감원이 금융위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법안대로라면 금융위는 사라지게 된다.

성 의원은 "현재 금융위가 금융정책과 금융회사 감독 및 검사, 제재 등 여러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다보니 감독기능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또 "기재부가 국제금융정책을, 금융위가 국내금융정책을 수행해 정책의 괴리가 생기고, 이에 따라 금융정책의 효율성과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입법 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법안을 발의하려면 의원 1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워낙 파괴력이 큰 사안이다보니 초기에는 발의에 동참하려는 의원이 거의 없었으나 최근 공감을 표하는 의원이 늘었다는 게 성 의원 측 설명이다.

성 의원은 당초 지난 달 중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었다. 의원실 관계자는 "조만간 법안을 발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발의가 되면 다양한 토론과 논의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은 지난 달 금융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감원의 금융회사 제재 기구인 제재심의위원회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제고하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금감원 제재심의위의 근거를 법령에 상향규정하고, 민간위원을 전국은행연합회ㆍ보험협회 등 외부 기관 및 단체의 추천을 받아 위촉토록 한다.

금감원 제재심의위는 금감원 관계자 4명과 20명 이내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지금은 이들 민간위원을 모두 금감원장이 임명한다.

송 의원은 "금감원장이 임명한 민간위원들이 금감원의 의견에 반대하기 어려워 제재안 의결은 절차적 요식행위일 뿐 사실상 금감원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비판했다.

금감원은 올 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를 둘러싸고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에 중징계를 내렸는데, 이들이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소송 과정에서 법원이 '금감원의 월권' 소지를 지적하며 논란이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법안은 방향성이나 결이 다르고 문제인식에도 차이가 있다"면서 "하지만 이중화ㆍ이원화돼있는 금융 정책ㆍ감독 기능의 구조적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에서 총론적으로는 모두 '금융당국 개혁법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를 두고 금융위와 금감원이 신경전을 벌이고 이것이 네 탓 공방으로 비치는 현 상황이 이어지면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면서 "자체적으로 효과적인 공존법을 찾지 못하면 똑같이 개혁의 도마에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