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넷마블 잇는 대어 나오나-카카오게임즈 상장 재도전..몸값 2조 예상

김기진 2020. 7. 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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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가 IPO(기업공개)에 재도전한다. 지난 6월 11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IB 업계는 카카오게임즈 기업가치를 2조원으로 추산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다음으로 큰 규모다. IPO 대어 등장에 투자자 이목이 집중된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에 재도전하며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게임 엘리온. <카카오게임즈 제공>

▶게임 포트폴리오 다변화 한창

▷엑스엘게임즈 지분도 인수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게임 전문 자회사다. 게임 퍼블리싱(유통) 플랫폼 엔진이 전신이다. 엔진은 2015년 카카오그룹으로 편입돼 2016년 다음게임과 합병했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로 이름을 바꿨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6월 상장을 추진했다.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까지 통과했지만 회계감리 작업이 수개월 지연되고 기업가치가 기대 이하로 평가받자 그해 9월 상장 계획을 접었다.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 IPO 감리가 폐지되고 재무제표 심사 제도가 도입돼 부담을 덜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고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며 게임을 즐기는 수요가 급증하는 등 최근 게임 시장에 훈풍이 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더불어 그간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유명 개발사 지분을 사들이는 등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과거 카카오게임즈는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에 포트폴리오가 치중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종류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카카오게임즈는 그라인딩기어게임즈가 만든 PC RPG(역할수행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 국내 운영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테라 클래식’과 ‘달빛조각사’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캐주얼 이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개발사 지분 확보에도 한창이다. 올해 2월에는 1181억원을 들여 게임 개발사 엑스엘게임즈 지분 53%를 인수했다.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를 만든 스타 개발자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기업이다. MMORPG 명가로 정평이 났다. 달빛조각사 역시 엑스엘게임즈 작품이다.

3월에는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등 중소 개발사에 총 23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세컨드다이브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6900만건을 기록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개발한 반승철 대표가 지난해 설립했다.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는 넥슨, 네오위즈, 넷이즈 등에서 경력을 쌓은 개발진이 모인 기업이다. 패스파인더에이트는 엔씨소프트에서 PC 게임 ‘리니지2’ 개발을 총괄한 남궁곤 프로듀서를 비롯한 우수 개발자를 다수 보유했다.

실적 역시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카카오게임즈 매출은 2016년 1013억원에서 2017년 2013억원, 2018년 4208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3910억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매출(964억원)이 1년 전에 비해 4.7% 늘며 반등 조짐을 보인다. 영업이익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2016년 101억원, 2017년 386억원, 2018년 47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50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역시나 올해 들어 다시금 성장세를 보인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 늘었다.

▶기존 캐시카우 성장세 둔화는 단점

▷글로벌 시장서 통할 만한 IP 필요

단 기존 주요 수익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크래프톤 자회사인 펍지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유통을 맡은 배틀그라운드 PC 버전은 2017년 등장 직후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용자가 갈수록 줄어든다. 모바일로 수요가 이동하는 탓이다. 모바일 버전은 펍지와 중국 텐센트가 퍼블리셔다. 시장조사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PC방 점유율은 2018년 6월 첫째 주 33.89%를 기록한 이후 2019년 6월 첫째 주 13.65%, 올해 6월 첫째 주 7.72%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주간 이용시간은 196만5000시간에서 78만6000시간, 33만5000시간으로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소비자가 PC방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면 시간 단위로 요금을 부과한다. 점유율·이용시간 감소는 매출 감소로 직결된다.

그간 배틀그라운드와 함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오던 ‘검은사막’도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검은사막은 펄어비스가 개발한 게임이다. 2014년 말 PC 버전 시험 운영을 시작한 이후 2015년 7월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후 2018년 모바일, 2019년 콘솔로 플랫폼을 확대해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초창기부터 PC 버전 국내 유통과 북미·유럽 서비스를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는 펄어비스가 국내 서비스를 직접 맡아 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서비스는 여전히 카카오게임즈가 담당한다. 검은사막 전체 매출의 3분의 1가량이 북미·유럽 시장에서 나오는 만큼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중요한 수익원이다. 그러나 2021년 퍼블리싱 계약이 만료된 후 재계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펄어비스는 국내에 이어 일본과 러시아에서 게임을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콘솔 버전은 이미 북미와 유럽에 직접 서비스한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최근 선보인 게임 중 매출이나 점유율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작품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구글플레이 게임 부문 매출 순위 상위 20개 게임 중 카카오게임즈가 개발하거나 퍼블리싱한 작품은 하나도 없다(6월 25일 기준).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최근 개발력이 뛰어난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는 등 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IP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히트작을 배출해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게임 ‘엘리온’이 상장 이후 주가흐름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엘리온은 크래프톤이 만든 PC MMORPG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아이온, 아키에이지, 테라 등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끈 MMORPG 개발자들이 참가한 프로젝트다. 2017년과 2019년 진행한 비공개테스트(CBT)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게임을 개선한 뒤 올해 4월 진행한 사전체험에서는 호평이 주를 이뤘다. 오는 7월 추가로 사전체험 행사를 진행한 이후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PC MMORPG 부문에서 눈에 띄는 신작이 없었다. 엘리온이 인기몰이에 성공한다면 히트작이 절실한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 PC 게임 이용자 중에는 취향이 까다로운 헤비 유저가 많아 탄탄한 콘텐츠를 갖추지 못하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하반기 서비스 시작 예정인 ‘가디언 테일즈’, 자회사 라이프엠엠오가 개발 중인 위치 기반 게임 ‘아키에이지 워크(가칭)’ 등의 흥행 여부도 예의 주시할 만한 사안이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5호 (2020.07.01~07.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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