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만원 냈습니다" 폭염 속 '등록금 반환' 농성 들어간 이대생들
[오마이뉴스 글:소중한, 사진:권우성]
▲ 이화여대 총학생회(총학생회장 오희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실한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는 등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며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에서 등록금 반환,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촉구하며 긴급 농성에 돌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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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올해 가장 높은 최고기온을 기록한 이날 낮 12시 '등록금 반환,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위한 이화인 긴급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우리의 권리를 되찾을 것이다. 학교는 이화인들의 분노에 즉각 응답하라"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등록금 반환 99.6%, 선택적 패스제 97.5%의 찬성률이 나왔다며 이를 강조했다.
총학생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 갑작스러운 전면 온라인 강의 ▲ 수정되지 않은 강의계획서를 보며 진행한 수강신청 ▲ 이후 강의 방식 변동 ▲ 실험·실습에 대한 대책 부재 ▲ 지방 및 해외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주거 대책 부재 ▲ 온라인 시험에 따른 부정행위 우려 등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상황에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라며 "이에 총학생회에서는 등록금 반환, 선택적 패스제 도입 등을 요구했지만 학교는 전면 거부했다"라고 설명했다.
▲ 이화여대 오희아 총학생회장이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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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용되지 못한 등록금의 차액을 반환 받겠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등록금은 양질의 교육을 하는 데 쓰여야 한다. 단순히 교수 자율이란 명목 하에 대학이 방임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최초로 시행한 온라인 시험에서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대체과제 평가, 실시간 강의 시험 등 공정한 시험을 치르기 위해 교수도 학생도 고전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온라인 강의의 질이 천차만별이었던 만큼 학생들은 충분한 학습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채 시험을 치러야 했고, 온라인 시험 특성상 부정행위도 발생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수차례 선택적 패스제를 요구했으나 학교는 기존 방식대로 한다는 답변뿐이다"라고 지적했다.
▲ 기자회견을 마친 이화여대 학생들이 정문에 설치된 농성장에 날짜를 표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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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반환, 선택적 패스제 등에 대한 대학가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선택적 패스제는 교수가 부여한 성적을 수용할지, 아니면 '패스(통과)'로 처리할지를 학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여럿 적발되자 학생들이 상대평가에 반대하며 내놓은 대안이다. 최근 홍익대와 서강대가 이를 적용하기로 발표했다.
등록금 반환의 경우 교육부가 지원이 어렵단 입장을 표명해 각 대학 자율에 맡겨진 상황이다. 최근 건국대가 일부 반환을 결정한 바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 15부터 닷새 간 세종~서울 도보행진을 진행했다. 마지막 날인 2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대학과 교육부가 등록금 문제를 놓고 서로 책임을 떠넘겨 사태 해결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26일까지 소송인단을 모집할 교육부와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세대·한양대·성균관대·중앙대·동국대 등에서도 등록금 반환, 선택적 패스제 등에 대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혈서 릴레이'가 이어지기도 했다.
앞서 한양대가 기말고사 대면 시험 지침을 고수하자 학생들이 비대면 시험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는데, 대학본부 관계자인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혈서라도 받아오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이에 한양대 커뮤니티엔 비대면 시험과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혈서로 추정되는 사진이 등장했다.
이는 연세대에서도 이어졌다. 최근 연세대 대학본부 관계자인 한 교수가 "학생들이 10만 원 씩 더 내자는 말은 못하나"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한 학생이 커뮤니티에 '연세대 10만원'이라고 적힌 혈서로 추정되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러한 혈서는 중앙대 등 다른 학교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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