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끈 끊어지면 시험 못보나요?"..5만명 지원한 소방공무원 시험현장
“발열 체크하고 시험장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시험 잘 보세요!”
20일 오전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필기시험이 열리는 서울 은평구 숭실고등학교 앞. 마스크를 끼고 비닐 보호복·장갑을 착용한 시험운영 요원들이 수험생을 안내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수험생들 역시 마스크를 쓴 상태로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지난 3월 28일 실시될 예정이었던 소방공무원 신규·경력 채용 필기시험이 이날 전국 119개 시험장, 2659개 시험실에서 치러졌다. 코로나 19여파로 연기됐던 시험이 약 석 달 만에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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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소독→발열 체크 후 입장
소방청은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수험생은 시험장에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 시험장에 도착한 한 수험생은 “오는 길에 마스크 끈이 끊어졌는데 입장이 가능하냐”고 묻기도 했다. 시험운영 요원은 “예비 마스크가 구비돼 있다”며 수험생을 안심시켰다.
시험장 1층에선 수험생 전원이 손 소독을 하고, 발열 체크를 했다. 37.5도 이상 발열이 있을 경우엔 별도로 마련된 예비시험장에서 혼자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119구급차도 학교 운동장에서 대기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발열이 심하거나 쓰러지는 코로나 19 감염 의심환자가 있을 경우 즉시 선별진료소도 이송하기 위해 구급차를 대기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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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은 띄엄띄엄 1.5m 간격 유지
5만2459명 지원한 이번 시험은 오전 10시부터 11시 40분까지 100분간 진행됐다. 소방청은 한 교실당 수용인원을 20인 이하로 제한했다. 책상 간격도 1.5m를 유지했다. 시험장 곳곳엔 ‘불필요한 대화 자제’ ‘착용한 마스크 버리기 금지’ 등 방역수칙이 적힌 안내문도 붙어있었다.
이날 숭실고에선 코로나19 의심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시험을 보고 나온 수험생 엄모(28)씨는 “코로나 19 감염 우려는 없을 정도로 마스크 쓰기, 손 소독 등 방역수칙이 잘 지켜졌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있는 시험실엔 결시생도 30% 정도 있어서 교실이 텅 비었다. 감염이 걱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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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수칙 안내 방송 잘 해줘 안심”
지난달 30일 경찰공무원시험에도 응시했다는 수험생 이모(27)씨는 “경찰공무원 시험 때는 개별 감독관이 방역수칙·유의사항을 설명했지만 이번 시험에선 안내방송을 해줘서 수험생 입장에서 더욱 안심됐다”고 말했다.
수험생 김모(27)씨는 “마스크를 끼고 시험을 봐서 불편했지만, 어차피 모두 다 같은 조건이니 큰 불만은 없다”며 “시험 난이도는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평했다.
한편 소방청은 오는 21일까지 중앙소방학교 사이트에서 시험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를 받는다. 필기점수 75%, 체력검사 결과 15%, 면접점수 10%를 합산해 최종 소방공무원 합격자 483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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