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성과 낸 셀트리온-7월 임상 1상 목표..月100만명분 생산 가능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은 지난 6월 1일 동물 대상 효능시험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수가 100분의 1로 감소하고 폐 조직 병변이 현저히 개선되는 등 뚜렷한 효과를 확인했다는 소식이다. 셀트리온은 임상 동물을 햄스터, 쥐, 원숭이 등으로 확대한 뒤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아 7월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계획대로 2021년 초 임상 3상에 들어갈 경우 팬데믹 강도와 치료제 효과에 따라 빠르면 2021년 내에 치료제를 출시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증시 반응도 긍정적이다. 셀트리온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계획을 밝힌 지난 3월 12일 이후 약 3개월 사이에 55.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4.3%, 셀트리온제약은 239.3% 올랐다. 6월 10일 기준 세 회사 시가총액을 합하면 모두 56조4000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연구 인력뿐 아니라 임상과 생산 인력 등 가용한 인원을 모두 동원해 7월 말까지 인체 임상시험 돌입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6월 중 임상물질 대량생산에 돌입해 예정대로 7월 내 인체 임상에 필요한 항체 치료제 물질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바이러스 감소·폐 조직 개선 효과
▷원숭이 독성실험 이후 예방 효과 확인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동물 임상은 충북대·질병관리본부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우선 코로나19에 걸린 뒤 회복한 환자의 B세포(바이러스 항원과 결합해 항체를 생성하는 백혈구)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중화항체를 스크리닝(검출)했다. 이렇게 찾아낸 항체를 동물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동물 임상은 페럿(ferret·족제비의 일종으로 코로나19에 민감해 동물실험 모델로 쓰임)으로 진행됐다.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과 약물을 투여한 저용량, 고용량군으로 나누고 7일의 관찰 기간을 가졌다. 그 결과 저용량과 고용량 투여군 모두에서 바이러스가 감소했고, 폐 조직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용량 투여군에서는 바이러스가 100분의 1로 줄어드는 결과를 얻어냈다. 또 고용량과 저용량 투여군 모두 첫날부터 콧물과 기침이 조금씩 좋아졌고, 5일 차부터는 ‘완전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제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사람을 대상으로도 같은 효과를 낼 것인지 여부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 동물을 대상으로 효능실험과 독성실험을 모두 완료해야 한다. 셀트리온은 인간과 유전자가 가장 유사한 원숭이에게 먼저 독성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아가 치료 효과뿐 아니라 햄스터와 원숭이에게 예방 효과까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 치열
▷한 달에 100만명 분량 생산 가능
최근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치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물량이 엄청나게 부족한 상황이어서 셀트리온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보다 안전하고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항체 치료제는 치료는 물론 예방에도 사용할 수 있고, 회복기 혈청 치료와 달리 공급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달미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항체 치료제는 다른 치료제보다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낮고 효능도 좋다. 그래서 미국 FDA에서도 항체 치료제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빠른 개발 속도를 감안할 때 효과적인 치료제로 판명되면 셀트리온이 다양한 신종 전염병 치료제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일라이릴리,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GSK, 리제네론 등 5~6개의 글로벌 빅파마들이 셀트리온과 유사한 단계에서 경쟁하고 있다. 가장 앞선 곳은 캐나다 바이오 기업 앱셀레라와 일라이릴리가 협업해 개발을 진행 중인 항체 치료제. 역대 최단 기간인 3개월 만에 약물을 제조해 임상 1상에 돌입했다. 다만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자체 공장을 보유한 셀트리온과 달리 대량생산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와 같은 팬데믹이 유지되거나 올가을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된다는 가정이 들어맞는다면 글로벌 빅파마들이 모두 치료제를 개발한다 해도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반면 셀트리온은 임상을 거쳐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될 경우 한 달에 100만명분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단언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이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이미 CTP 27, 38을 통해 인플루엔자와 메르스의 항체 치료제를 개발한 경험이 있고, 생산 능력 면에서도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개발 완료 후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축한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시밀러 선전에 1분기 호실적
▷블록버스터 제품 특허 만료 잇따라…
셀트리온은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선전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8.2% 급증한 3728억원, 영업이익은 55.4% 증가한 1202억원을 기록하면서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미국과 유럽 등 제약·바이오 주력 시장에서 대표 제품인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의 점유율이 상승하며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 2월 유럽 시장에 출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는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셀트리온의 주력 사업인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전망은 밝다.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한 다양한 제품들의 특허 만료가 2020년 이후에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로슈의 천식 치료제 ‘졸레어’와 바이엘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얀센의 자가면역 치료제 ‘스텔라라’가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2025년 이후에는 면역항암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BMS의 ‘옵디보’, MSD의 ‘키트루다’ 등의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다. 셀트리온은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을 시작해 퍼스트무버로 시장에 진입하고 매년 1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셀트리온그룹의 합병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과 글로벌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하나의 회사가 된다면 불필요한 비용 절감과 수익성 향상 등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평가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성장성과 합병으로 인한 수익성 향상의 시너지를 감안하면 기업가치 상승 측면에서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2022년 승인을 목표로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램시마SC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셀트리온은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3호 (2020.06.17~06.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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