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최장기 경기 확장..미 경기침체 공식 선언

전수진 2020. 6. 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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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 확실
나스닥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실물·증시 따로 가는 '디커플링'
9~10일 Fed 통화정책 회의 주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AFP=연합뉴스]

‘128개월의 파티’가 끝났다. 경기 침체 진입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미국 경제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8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128개월의 경기 확장 국면이 끝났다”며 “고용과 생산이 전례 없는 규모로 감소한 게 경기 침체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의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이다.

미국 경제에 닥친 ‘R(경기 침체)의 공포’에도 주가는 크게 올랐다. 8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7% 오른 2만7572.44로 마감했다. 지난 2월 24일(2만7960.80) 이후 약 15주 만에 최고치다.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9924.75로 거래를 마쳤다. 실물 경제와 증권시장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극도로 심화한 것이다.

통상 경제학자들은 경제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면 경기 침체로 본다. 지난 1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5%(전분기 대비 연율 환산)였다. 지난해 4분기(2.1%)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두 자릿수를 기록할 공산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감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NBER은 2분기 성장률 통계를 보지 않아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간 것은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NBER 경기순환위원회는 “코로나19의 충격과 그 대응이 이전과는 다른 특징의 경기 하강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BER의 이번 경기 침체 판단은 이례적으로 빨랐다. 그만큼 침체 국면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NBER은 경제 지표로 본 경기 침체가 과거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래지 않아 경제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사실상 무제한 돈풀기에 나서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역대 최대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마련하면서다. 하지만 경기 침체의 후유증은 길어질 수 있다고 NBER은 내다봤다.

2차대전 이후 미국 경기 확장 지속 기간

이런 상황에서 Fed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9~10일(현지시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추가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가 나올 경우 증시는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하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어떤 언급을 내놓느냐가 주목된다. 현재 Fed의 기준금리는 연 0~0.25%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2014년 6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렸다. ECB는 지난해 9월 기준금리를 -0.5%까지 내린 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마이너스 금리라는 선물이 미국에도 필요하다”며 파월 의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을 볼 때 마이너스 금리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트럼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해 Fed가 어떤 판단을 하느냐도 시장에선 중요한 관심거리다. Fed가 사실상 무제한 돈풀기를 계속할지, 머지않아 중단할지 가늠할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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