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하자마자 또..' 가짜 휴대폰 맡긴 뒤 담배 챙겨 줄행랑(종합)

김재홍 2020. 6. 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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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안 가져왔네요. 휴대폰 맡길 테니 담배 먼저 주세요."

올해 4월 부산 한 편의점에 40대 남성 A씨가 담배를 사러 왔다.

A씨는 담배 10보루 결제에 앞서 종업원 B씨에게 지갑을 안 가져왔다며 본인 휴대폰을 내밀었다.

A씨는 결제 대신 모조 휴대폰을 건네고 편의점 1곳당 5∼10보루 담배를 받아 달아나는 수법으로 올해 4월 7일부터 최근까지 모두 626만원 상당 담배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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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때 신었던 운동화 베란다에 걸었다 경찰에 덜미
범행 당시 장면 [부산경찰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지갑을 안 가져왔네요. 휴대폰 맡길 테니 담배 먼저 주세요."

올해 4월 부산 한 편의점에 40대 남성 A씨가 담배를 사러 왔다.

A씨는 담배 10보루 결제에 앞서 종업원 B씨에게 지갑을 안 가져왔다며 본인 휴대폰을 내밀었다.

B씨는 곧바로 지갑을 가져와서 계산하겠다는 A씨 말을 믿고 담배를 건넸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A씨는 편의점에 나타나지 않았다.

휴대폰을 보관하고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A씨 휴대폰은 실제가 아니라 휴대폰 판매점에 전시된 모조 휴대폰이었다.

최근 부산지역 편의점에서는 이와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잇따랐다.

지갑을 안 가져왔다는 핑계를 대며 모조 휴대폰을 맡기고 담배만 챙겨 사라지는 수법에 피해를 본 편의점만 15곳에 달했다.

경찰이 압수한 모조 휴대폰 [부산경찰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A씨는 종업원 의심을 피하려고 모조 휴대폰을 케이스에 넣거나 수첩이나 책자 등과 함께 건넸다.

경찰은 편의점 등에 설치된 CCTV 50대 이상을 분석해 동선 추적에 나섰다.

사건 실마리는 의외의 장소에서 나왔다.

A씨를 추적하던 수사팀은 한 여관 베란다에 걸려있던 운동화를 발견하고 여관을 급습했다.

이 운동화는 A씨가 범행 당시 신었던 것으로 경찰 수사관이 CCTV에 노출된 것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여관에서 검거된 A씨는 편의점에서 훔친 225만원 상당 담배 50보루를 갖고 있었다.

A씨는 그동안 훔친 담배를 싸게 처분해 생활비로 썼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에 앞서 시내 휴대폰 판매점 여러 곳을 돌며 전시된 모조 휴대폰 15대를 훔쳤다.

이어 편의점 중에서 사회 경험이 부족한 나이 어린 종업원이 근무하는 곳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A씨는 결제 대신 모조 휴대폰을 건네고 편의점 1곳당 5∼10보루 담배를 받아 달아나는 수법으로 올해 4월 7일부터 최근까지 모두 626만원 상당 담배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최근 10년간 부산 등 전국을 돌며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벌여 여러 차례에 걸쳐 실형 선고와 출소를 반복한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까지 올해 첫 범행은 3월 30일 모 교도소를 출소한 지 8일 만에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모조 휴대폰이 무게 등 실제와 너무 비슷해 전원을 켜지 않으면 실제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였다"며 ""손님을 크게 의심하지 않은 종업원 피해가 잇따라 신속한 수사를 벌여 검거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상습사기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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