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재난지원금 효과요? 여기는 안 오죠" 20·30 많은 홍대 '텅텅'
주요 소비자 20·30 많아..재난지원금 소비 형태 비껴가
인근 상인들 "코로나19 회복 조짐 아직 멀어" 한숨

[아시아경제 한승곤·허미담 기자] "누가 여기서 지원금 쓰나요, 다 외식하고 마트 가지…."
9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만난 상인들은 최근 정부가 시행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를 사실상 느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홍대 주변 상권은 옷가게, 액세서리, 술집 등이 많아 재난지원금을 소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탓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곳을 주로 찾는 유동인구는 20~30대 젊은층으로 재난지원금 사용 주체 세대주가 아니다 보니, 사실상 지원금 효과가 적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설명이다.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6년째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이모(58)씨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90% 이상 빠졌다. 정말 올해가 가장 힘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옷을 사는 손님들이 더러 있지만, 매출 회복 수준은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런가 하면 액세서리, 의류, 옷, 화장품 등 복합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1년째 하고 있다고 밝힌 20대 여성은 "손님이 확 줄었고, 재난지원금으로 소비하는 고객들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재난지원금 시행 이후 거리를 다니는 인파는 조금 늘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번화가 인근 한 골목 근처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30대 자영업자 김모 씨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일부 가게들은 좀 형편이 좋아졌다고는 하는데, 얘기를 들어보면 잠깐 (매출이) 반짝하는 것 같다"면서 "코로나 여파가 제일 문제다. 아예 사람들을 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상인들의 하소연과 같이 현재 홍대 인근 상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줄었다.
서울시가 카드 매출을 통해 지난 2월 10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의 카드 매출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마포구 서교동 매출은 1,073억 원 줄었다. 지난달 18일~24일 매출 증감률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4.3%, -28.6%, -22.6%를 기록했다.
지역과 관계없이 서울시 전체에서 매출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한식이다. 2월 10일~5월 24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천4백억 원이 줄었다. 이어 백화점, 기타 요식, 학원, 의복·의류 순서로 매출액 감소가 컸다. 사실상 서민들의 생활과 맞닿아 있는 업종에서 감소액이 많았다.

이 같은 소비 형태는 홍대 특유의 상권과 맞물리면서 지원금 효과가 적다는 게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이곳 상권은 감성주점, 코인노래연습장 등 유흥시설이 많이 몰려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유흥시설에 집합금지명령 처분이 내려졌고, 이로 인해 유동인구도 줄어 거리 자체가 한산해지면서 인근 음식점이나 상가를 찾는 발길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12월 이후 홍대 상권 내 카페 월평균 매출은 감소하는 추세다. 상가정보연구소가 SK텔레콤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지오비전 통계를 통해 홍대 상권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홍대 상권 내 카페 매출은 약 1980만원 이었으나 올 1월 약 1600만원으로 약 380만원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2월은 이보다 328만원 감소한 1272만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12월 대비 약 708만원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난지원금 소비 형태와 홍대 상권 성격이 맞물리지 않는 것도 상인들의 한숨을 늘게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사용 용도로는 농식품 구매(36.6%)가 가장 많았다. 이어 외식·배달(22.9%), 공산품(10.7%), 의료비(10.9%), 문화생활(7.2%), 교육비(6.1%), 기타(3.7%) 순으로 나타났다.
상황을 종합하면 20~30대들에게 특색있고 이들 인파가 가장 많이 찾는 상권이 코로나19 여파와 재난지원금 소비 형태를 비껴가면서, 상인들의 한숨이 늘고 있는 셈이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홍대입구역에서 20년째 노점상을 하고 있다고 밝힌 이모(58)씨는 "우리 가게의 경우 카드 결제도 가능하지만, 매출이 확 줄었다. 아예 손님 발길이 끊겼다고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 시행 이후 거리에 사람들이 좀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 가게로 이어지는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는 홍대 특유의 상권으로 인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체감 정도는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상권분석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임대료와 권리금이 책정돼 있어 소자본 자영업자들 한숨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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