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따라다니던 동대문 시장, 나만의 트랜드 만들 수 있었죠"

임혜선 2020. 5. 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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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취미는 독특했다.

평범한 주부였지만 의류 사업가처럼 동대문 도매시장을 누볐다.

의류 쇼핑몰 '히트택(HITTAEK)'의 창업 배경은 이렇듯 십수 년 전 '어머니'와 '동대문' 키워드로 출발한다.

낮에는 대형 의류 브랜드 매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동대문 도매시장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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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MZ(밀레니얼세대) 글로벌 브랜드 '히트택'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어머니의 취미는 독특했다. 평범한 주부였지만 의류 사업가처럼 동대문 도매시장을 누볐다. 당시 어머니 손을 잡고 동대문을 누비며 옷에 푹 빠진 어린아이는 이제 어머니의 취미를 어엿한 사업으로 만들어냈다. 의류 쇼핑몰 '히트택(HITTAEK)'의 창업 배경은 이렇듯 십수 년 전 '어머니'와 '동대문' 키워드로 출발한다. 책보다 옷을 더 사랑한 어린이가 지금의 김택영 대표(27)다. 2018년 창업한 어엿한 사장님이지만 여전히 '의류 판'은 그에게 놀이터다.

김 대표는 유명 디자이너 코스를 밟는 대신 철저히 현장에서 몸으로 익혔다. 낮에는 대형 의류 브랜드 매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동대문 도매시장을 살폈다. 수시로 본인만의 코디를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대중의 평가를 수집했다. 이렇게 다져온 비결은 히트택의 최대 자산이다. 김 대표는 "굽이굽이 도는 진로 고민 대신 내 브랜드로 일을 내보자는 명령이 스스로에게서 떨어졌다고 생각했다"며 "카페24의 온라인 쇼핑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점도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고 했다.

쇼핑몰의 정체성과 지향점에 대해 묻자 할말이 많다. 트렌드에 극도로 예민한 10~20대 남녀, 요즘 말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모두가 히트택의 목적지다. '아메카지' '스트릿' '미니멀' 등 특정 스타일로 브랜드를 정의하지 않았다. 굳이 표현하자면 '김택영 스타일'이다. 김 대표는 "제 마음에 든다면 어떤 분야의 옷도 상관없이 특정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코디 컷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역설적으로 '다양하다'라는 자체가 히트택의 브랜드 정체성이 됐다"고 했다.

고객들이 꼽는 '히트택 스타일'의 핵심은 색감이다. 김 대표 자신도 코디 비결은 색상 매칭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창업 전처럼 백화점부터 동대문까지 옷이 모인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며 색부터 살핀다. 이 감각이 노화되면 코디 기초부터 무너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객들의 충성도 상승은 자연스러운 순서였다.

나만의 스타일을 고집한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고단할만치 발품을 팔아가며 옷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닌 결과 히트택은 수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수원에 2층 규모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6만명을 넘어섰다. 단돈 10만원 들고 동대문에서 처음으로 옷을 사입해 나홀로 창업에 나선 김 대표는 2년 만에 직원들 월급을 주는 사장이 됐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구축한 쇼핑몰은 브랜딩의 전초기지다. 지난해 김 대표가 시작한 유튜브 '히트택TV'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객들에게 갖가지 코디 비결을 전수하는 한편 후배 창업자를 대상으로 '썰'도 아끼지 않는다. 본인이 동대문 등지에서 겪은 일화들이 인기 콘텐츠다. 사업 조언을 구하는 상담 요청까지 들어온다.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하자 김 대표는 '발품'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김 대표는 "다른 사람들은 사업이 잘 되는 데 본인만 안 된다면 트렌드에 뒤처졌다고 결론부터 빨리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조건 거리로 나가 각종 브랜드 매장에 들어가고 끝없이 질문하며 남들의 지식을 가져와야 견고한 운영 사이클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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