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 잡던 경찰 퇴직 후 킥복싱 꿈 잡다

울산=조원일 기자 2020. 5. 1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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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근(64) 세계 프로 킥복싱 무에 타이 총연맹 회장은 지난 27년간 경찰관 생활을 뒤로하고 킥복싱 전도사로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송 회장은 지난 2016년 12월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을 끝으로 정년 퇴직한 뒤 '무술 전도사'의 길을 선택했다.

군 제대 후 1979년 무도(武道) 특채로 경찰에 입문했지만 1년 만에 그만두고 체육관을 차리고 대한프로킥복싱협회장직을 맡으며 한동안 대회 개최와 킥복싱 보급을 위해 온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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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경찰관 생활을 뒤로하고 세계프로킥복싱무에타이총연맹 회장으로 인생 2막 시작

“킥복싱과 무에타이 보급·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송상근(64) 세계 프로 킥복싱 무에 타이 총연맹 회장은 지난 27년간 경찰관 생활을 뒤로하고 킥복싱 전도사로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송 회장은 지난 2016년 12월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을 끝으로 정년 퇴직한 뒤 ‘무술 전도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퇴직 후 경력 등으로 억대의 연봉을 제시하는 기업체도 있었지만, 킥복싱 단체의 회장으로서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대회를 방문해 챔피언 트로피를 시상하고, 체육관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며 킥복싱과 무에타이 저변 확대에 힘쓰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전국 각 시도에서 열리는 대회를 치르지 못했지만 올 하반기쯤 울산 대회를 비롯해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등에서, k-combat 세계챔피언 타이틀 전 국제전 준비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송 회장이 무술과 연이 닿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태권도를 배우면서다. 그는 “당시에 태권도 좀 한다고 하면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그렇게 배우기 시작한 것이 결국 여기까지 온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태권도 체육 특기자로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도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군 제대 후 1979년 무도(武道) 특채로 경찰에 입문했지만 1년 만에 그만두고 체육관을 차리고 대한프로킥복싱협회장직을 맡으며 한동안 대회 개최와 킥복싱 보급을 위해 온 힘을 쏟았다.


그러다 10년 뒤인 1990년 제자에게 체육관을 맡기고 다시 경찰관이 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맡게 된다.

송 회장의 경찰 생활은 화려했다. 그는 공직생활 동안 울산 ‘조폭 수사의 달인’으로 통했다.

1999년 울산 최대 폭력조직 신목공파 60여 명 소탕, 2013년 7월 재건 신역전파 62명 일망타진까지 경찰 생활을 하면서 잡아들인 조폭은 어림잡아 200명에 달한다.

그는 태권도 공인 9단을 비롯해 킥복싱과 합기도, 무에타이, 비공인 무술 권격도를 합쳐 총 45단 실력이다. 도주하는 조폭을 끝까지 추격해 붙잡고, 흉기를 들고 저항하는 조폭도 가볍게 제압했다. 조폭 사이에서 ‘무서운 형사’로 소문난 것도 이때부터다.

송 회장은 경제사범 같은 지능범죄 수사에도 일가견을 보였다. 지능범죄수사대장을 맡을 때는 대기업 간부 납품 비리와 공무원 뇌물수수 사건 등을 파헤쳐 성과를 냈다.

그는 1990년 순경 계급장을 단 뒤 강력범죄 소탕과 지능범죄 수사 공로로 경장, 경사, 경위까지 3차례 내리 특별 승진했다. 조직폭력배와 민생침해사범 소탕 등 범인 검거 유공으로만 이룬 성과다. 또 대한민국 체육훈장과 대통령·장관·경찰청장 등 총 37차례의 표창을 받았다.

그는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그의 가슴속에는 늘 킥복싱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형사로 재직하고 있을 때도 틈틈이 체육관에서 제자를 가르치며 후배 양성에 힘썼다. 비행 청소년들에게 킥복싱을 가르치며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장학금도 전달했다.

그는 “제가 할 줄 아는 게 범인 잡는 거고, 무술 하는 건데 어렵게 사는 학생들을 지도하도 바르게 커 나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때면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킥복싱·무에타이 단체의 회장으로서 더 큰 목표가 있다.

그는 “킥복싱과 무에타이가 지금보다 더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알리고 보급하는 데 여생을 바치고 싶다”며 “회장으로서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지만,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운동을 하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워서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줘 그들이 꿈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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