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애국기업 '신성통상' 직원들 피눈물..욕설·강매 논란

이선애 2020. 4. 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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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갑질 만연 '욕설 논란'..신성통상 "사실 확인"
코로나19 해고 전에도 잦은 해고.."권고사직 시행한 것"
신성통상 로고.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일본 불매 운동에 맞춘 '애국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은 패션 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며 '애국 기업'의 이미지를 쌓아온 신성통상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근 수십 명 직원 해고 통보 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전에도 상습적인 해고, 욕설, 성희롱, 제품 강매 등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신성통상 전·현직 직원 다수의 제보에 따르면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담당 A 팀장은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수시로 욕설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이 됐다. 전·현직 직원들이 제보한 카카오톡 캡처에는 A씨가 직원들에게 한 말 중에 '병신같이', '등신이야', '벨도없다'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욕설뿐만 아니라 주말에 나오도록 강요하고, 연차휴가는 사용하지 말라는 대목도 있다. 직원들은 이 같은 욕설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제보자는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고 채팅방에서 쌍욕을 하고 주말 근무를 강요했다"면서 "이전에도 주말 근무를 강요했다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치가 들어온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성통상 대표이사. 홈페이지 캡쳐.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블라인드에는 카카오톡으로 욕을 하고 주말 근무를 강요한다는 글과 이에 대한 답글로 대구에서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 매장 관리자들을 자가격리시키는 시늉(연차계획상신)만 하고 정상 출근을 시켰다는 내용이 올라와 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A씨의 직장 갑질에 대해 자체적으로 사실을 확인해서 조치할 생각"이라며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때 대구 지역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했고, 출근을 하지 않으면 휴업급여를 줘야 하는데 월정급여의 70%밖에 되지 않아 행정적으로 연차 접수만 받았을 뿐,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소진 처리는 하지 않았다"면서 직원들과의 오해 소지에서 비롯된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성통상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직원 55명에게 해고 통보를 해 논란에 휩싸였다. 다만 언론 보도 이후 신성통상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규모는 줄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버티기 힘든 상황에 직면해 권고사직 면담 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고, 이에 대해 협의를 한 분이 25명"이라면서 "다만 이중에서도 7명은 다시 계열사 재배치를 통해 근무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신성통상 브랜드 탑텐.

문제는 코로나19 이전에도 해고가 잦았다는 점이다. 육아휴직을 내면 권고사직을 해야 한다는 제보도 빗발쳤다. 2015년 10월 블라인드에서는 회장님 지시사항으로 탑텐 인원감축을 한다는 글을 확인할 수 있다. 라*는 "오늘까지 3명 아웃"이라고 언급했고, 파*는 "금요일에 또 자른다. 저도 털렸다", 전*은 "오늘 털린 1인으로 이제 여기 들어올 수 없다. 오늘 아침 9시에 팀장한테 통보받고 11시에 올라오라길래 갔더니 사직서를 쓰라고 했다. 점심먹고 짐 싸 들고 나왔다" 등의 글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4월에도 구조조정을 한 것으로 확인이 됐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해고는 지양한다"면서 "직원들과 상담을 통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해고가 아닌 당사자와 합의를 통해 권고사직을 진행했던 것"이라며 "육아휴직의 경우 일부 직원이 복귀했을 대 직무 적응이 안 돼 퇴직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비자발적 실업을 해달라 요청이 있어 처리한 것은 있지만, 회사에서 방해한 것 전혀없다"고 해명했다.

제품 강매 논란도 있다. 블라인드에서 돌*은 "1년에 3번씩 사판 강매, 달성 못하면 개인 돈으로 사라고 하는데 뜯지도 못하는 옷이 많다"는 글에 연*는 "맞다 진짜 스트레스"라는 답글을 남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 강매에 대해선 신성통상은 "예전에 브랜드별로 매출 경쟁은 있었지만 현재는 사내 판매는 온라인만 하고 있고 강매는 전혀 없다"면서 "사업부에서 욕심내는 것은 있지만 전사적으로 강매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성통상이 보유한 패션 브랜드. 홈페이지 캡쳐.

성희롱 논란에도 휩싸였다. 한 제보자는 "B 상무가 술자리에서 부하 직원의 남자친구를 언급하면서 성희롱 발언은 물론 신입 채용 시 여직원 나이가 많아서 곤란하다는 는 등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성통상은 "B 상무에 대해 성희롱 관련 직원들의 제보는 전혀 없었고, 오히려 언어 사용에 신중한 분으로 이런 제보는 당황스럽다"면서 최근 회사 자체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음해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잡음이 많은 것에 대해 신성통상 관계자는 "일방적인 해고를 한 적은 없지만 권고사직을 한 적은 있다"면서 "좋게 봐주기를(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기)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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