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운명 건 울산선거 수사, 피의자 둘 국회 입성으로 난관

조강수 입력 2020. 4. 17. 00:05 수정 2020. 4. 1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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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분야
최강욱도 당선, 검찰 앞길 만만찮아
윤 총장 "내 갈 길 간다" 수사 계속
사회 분야

“검찰이 참 힘든 길에 접어들었다. 사건 수사 도중에 이런 적(※정권과 검찰의 대립각)은 한 번도 없었다. 여권이 국회 권력마저 장악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걱정하는 것뿐이다.”

총선 결과가 여당 압승으로 나온 16일 한 일선 지검장이 내비친 심경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상황은 사면초가, 앞길은 가시밭길이다. 조국 가족 비리 수사로 청와대·여권과 각을 세운 윤 총장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선거 개입 의혹 수사로 미운털이 박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진 배치한 검사장급 간부 등에게 둘러싸여 있다. 총선을 앞두고는 장모와 아내 비위 폭로가 연달아 터졌고, 최측근 검사장이 등장하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까지 보도됐다. 최대 관심사는 총선 기간 동안 잠정 중단시켰던 선거 개입 사건 수사다. 총선 전 이 사건으로 13명을 전격 기소했는데 이 중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여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허위 인턴활동증명서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도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했다. 피의자 세 명의 신분이 국회의원으로 변한 것이다. 이들이 국회에 들어가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힘을 실어주고 검찰 힘 빼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 당선인은 ‘검찰 저격수’로 불린다. 최 당선인은 검찰이 자신을 기소하자 격분해 “검찰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윤 총장은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살아 있는 권력’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당 압승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검찰은 무관하며 나는 내 길을 간다”는 윤 총장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 그의 한 측근은 “윤 총장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때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이나 원칙에 따라 줄을 긋고 똑바로 가는데 옆의 사람들이 오락가락하면서 ‘좌니 우니, 변했다느니’ 등의 얘기를 한다”며 “바둑으로 치면 ‘화점’인데 ‘바둑돌’이라며 포위하고 따내려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검찰의 추가 수사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개입 정도를 가리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오랜 친구인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여부까지 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검찰이 이날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중 90명의 선거법 등 위반 수사에 착수한 것도 주목거리다. 또 라임자산운용의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도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체포했다. 총선 이튿날, 검찰이 움직였다. 검찰과 권력의 ‘수사 아마겟돈’ 신호탄은 올랐다.

조강수 사회에디터 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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