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우군' 산케이·요미우리에 두들겨 맞았다..아베 지지율 급락
'지지한다' 42%로 2년만에 역전
산케이는 사설서 검사 태세 비판
"불충분한 검사,강하게 반성해야"
14일 공개된 일본 요미우리와 산케이 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요미우리 신문이 11~12일 실시한 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지난달(3월 20일~22일) 조사 때보다 6%포인트 하락한 42%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지난달보다 7%포인트 상승한 47%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의 비율이 '지지한다'보다 높은 건 요미우리 조사에선 201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산케이 신문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39%에 그쳤고, '지지하지 않는다'가 44.3%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의 대응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이 두 조사에서 모두 직격탄이 됐다.
요미우리 신문 조사에선 아베 총리가 지난 7일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한 데 대해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응답이 81%에 달했다.
산케이 조사에선 일련의 정부 대응을 "(높이)평가한다"는 답변이 28.7%에 그쳤고, '평가하지 않는다'가 64%였다.
요미우리와 산케이 신문은 '아베 정권과의 거리가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언론들이다. 따라서 아베 정권을 일상적으로 비판하는 아사히나 도쿄신문 등 진보 언론들의 조사들과 비교할 때 아베 총리와 자민당이 받을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비단 여론조사 결과뿐만 아니라 두 신문은 14일자 사설과 분석 기사에서도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요미우리 신문은 여론조사 분석 기사에서 "국가가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내각 지지율이 상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미국의 ABC뉴스 등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 대응을 지지하는 비율이 55%까지 높아졌다”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아베 내각의 지지율 하락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의 대응이 충분치 않았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자민당 간부의 날 선 반응도 전했다.
아베 정권의 가장 강력한 우군인 산케이 신문은 14일자 대형 사설에서 전 세계가 의문시할 정도로 불가사의한 일본의 낮은 코로나 검사 실적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사설은 "코로나 검사 태세 강화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불충분한 검사 태세를 강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대형 크루즈선의 갈팡질팡 대응, 경제를 우려하다 적기를 놓친 긴급사태선언, '아베노믹스'에 빗대 '아베노마스크(安倍のマスク·아베의 마스크)'라는 비웃음을 사고 있는 면 마스크 2장 배부 방침, "전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는데 한가하게 반려견과 놀 때냐”는 비판을 불렀던 휴일 트위터 투고에다 우군 언론들의 비판까지 아베 총리가 점점 그로기 상태로 몰리는 상황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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