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끝모를 추락.."최악 땐 성장률 -12.2%까지 간다"
제조업 가동률 70.7로 급감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재고율 21년 5개월만에 최고
코로나19, 한국 성장률 -0.68%P 영향
신평사들, 성장률 전망치 일제히 하향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국내 경제활동 위축과 주요국의 성장 둔화로 경제적 충격의 강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이미 현장에서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정지)'이 늘고 있고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넘어 중견기업과 대기업까지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일부 글로벌 경기분석기관은 이 같은 확산이 계속되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2.2%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산ㆍ지출 모든 지표 감소=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가 동반 뒷걸음질했다.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ㆍ농림어업 제외)가 전월보다 3.5% 하락한 것을 비롯해 광공업(-3.8%), 서비스업(-3.5%), 소매판매(-6.0%), 건설기성(-3.4%) 등 모든 지표가 낮아졌다. 정부는 "2월 산업활동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광공업, 서비스업)과 지출(소비, 설비ㆍ건설투자) 측면의 모든 지표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충격으로 공장이 멈추면서 제조업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2월 제조업 가동률은 70.7로 전월 대비 4.9% 낮아졌다. 이는 금융 위기 시기인 2009년 3월(69.9) 이후 10년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제조업 출하는 줄고 재고는 쌓였다. 지난달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23.7%), 기계장비(-5.2%), 고무ㆍ플라스틱(-8.7%)을 중심으로 3.3% 줄어들었다. 내수 출하가 6.2% 급감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0.2% 늘었고, 재고율(재고/출하)은 118.0%로 4.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998년 9월(122.9%) 이후 21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급락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54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의 3월 체감 경기는 금융 위기 당시 수준으로 추락했는데 기업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모두 악화한 모습을 보인 것이 특징이다. 제조업 BSI의 경우 56을 기록해 전월(65)보다 9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BSI는 2009년 3월(56)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기업 규모별로도 대기업(-7포인트), 중소기업(-12포인트), 수출기업(-9포인트), 내수기업(-10포인트) 등이 일제히 전월 대비 하락했다. 매출ㆍ채산성ㆍ자금 사정 등이 일제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현재 매출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 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27.5%)과 내수 부진(22.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는 셈이다. 내수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비제조업 업황 실적 BSI는 금융 위기 당시(56)보다도 떨어졌다. 도ㆍ소매업(-14포인트), 정보통신업(-21포인트), 전문ㆍ과학ㆍ기술(-20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도 "언제가 끝인지 모른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암울함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 국내 경제 전망도 갈수록 암울해지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장기화한다면 L자형 경기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당초 예상보다 사태가 장기화하고 우리 경제의 정상화 시기에 대한 예측도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코로나19 확산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68%포인트라고 진단했다. 예정처는 우선 코로나19가 확산해 주요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한국 경제성장률이 0.29%포인트만큼 낮아질 것으로 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이달 초에 발표한 올해 미국ㆍ중국ㆍ일본ㆍ독일ㆍ영국ㆍ프랑스ㆍ이탈리아ㆍ인도ㆍ캐나다 등 주요 9개국 경제성장률 가중 평균치(2.44%)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수치(2.84%)보다 0.4%포인트 낮다. 또 코로나19가 한국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데 따른 악영향은 -0.39%포인트로 계산했다. 이 수치는 2015년 2분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유행 당시 한국 경제가 받은 악영향에서 '주요 9개국 경제 성장 둔화 영향을 빼고 남은 값(잔차)'을 기반으로 산출했다.
글로벌 경기분석기관들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26일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종전 1.4%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0.6%로,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0%로 낮췄다.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2.2~-5.5%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종전까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2~1.4%로 제시했다. 노무라증권은 "다음 달에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늘면 세계 금융시장이 심각한 신용경색에 직면하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2.2%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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